[재계 돋보기] 현대차, 중국서 기아차와 신경전

입력 2012-09-2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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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을 먹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북경현대기아차 공장 전경. 사진=현대ㆍ기아차 제공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시장에 먼저 진출한 현대차가 생산능력면에서 조만간 기아차에 밀릴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두 회사가 묘한 분위기에 휩쌓인 것.

발단은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에서 치러진 기아차 K3 시승회였다. 이날 행사장에서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중국에서 생산공장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에 3곳의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 1, 2공장이 각각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고 지난 7월부터 본격 가동된 3공장 역시 30만대 규모다. 다만 3공장의 경우 애당초 10만대 추가증설을 포함해 40만대 생산이 목표다. 모두 합하면 현대차가 중국 현지에서 100만대 생산시대를 열기 시작한 셈이다.

기아차 역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0년간 매년 40%씩 성장을 거듭해 현지에서 가장 성공한 합작법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중국에서 기아차는 현대차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기아차 3공장은 오는 2014년 완공이 목표다. 이렇게되면 2015년 중국서 70만대 시대를 열게된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차가 이 부회장 계획대로 중국 4공장을 건립하면 중국은 전 세계에서 현대차보다 생산거점이 많은 유일한 지역이 된다.

외형상 현대차와 기아차는 같은 회사다.같은 그룹에 속해있고 순환출자 구조에서 주요지분을 서로 나눠 갖고 있다. 나아가 플랫폼을 공유하며 다르지 않은 성능과 상품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양사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기아차가 맹추격을 하자 현대차는 내심 긴장하고 있다. 한때 쏘나타 판매를 앞섰던 K5가 좋은 예다. 같은 플랫폼을 쓰되 기아차의 판매가 더 많다는 사실이 현대차로서는 껄끄러운 현실인 셈이다.

자동차업계에선 늘 현대차를 형님, 기아차를 아우로 나뉘어왔다. 2000년 기아차를 인수한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점령군’의 역할을 맡고 있고, 회사의 분위기 역시 양측이 다르다.

연구소와 홍보실만 두 회사가 통합했고 나머지 국내와 영업본부를 비롯한 주요 업무는 두 회사가 각각의 길을 가고 있다. 때문에 현대차 입장에선 기아차의 해외사업 확대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계열사 부회장급이 언급한 ‘해외 사업 확대 가능성’에 대해 현대차는 구체적인 언급을 외면하고 있다.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고 구체적인 사업내용도 확정된바가 없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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