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쇄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최근 연달아 조찬 모임을 가져온 당내 비당권파 그룹의 첫 공개행사 치고는 ‘김빠지는’ 결과다. 민주당으로서는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서도 반드시 ‘당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갈 길이 여전히 멀다는 평가다.
김동철 김용익 노웅래 문병호 최재천 황주홍 등 민주당 비당권파 의원들은 24일 오전 7시 30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승리 민주통합당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참여 열기는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토론회 시작시간에 자리에 있던 의원은 5명뿐이었다. 예정 시각이 15분이나 지난 토론회장에 배석한 의원은 총 7명이었다. 방송용 카메라 기자의 요구로 ‘그림을 만들기 위해’ 토론 참관인들이 의원들 대신 자리를 채워 앉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에 진행을 맡은 안민석 의원조차 토론을 시작하기 앞서 군데군데 비어있는 자리를 보여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이 이렇게 적은 것을 보니 민주당 쇄신에 대해 말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모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토론은 민주당의 쇄신 방안을 두고 정대화 상지대 교수, 한겨레신문 성한용 선임기자의 주제발표 후 쇄신 의총 소집을 요구했던 비당권파 의원 40여명의 난상토론 순으로 마련됐다.
토론 열기 또한 주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외부 패널의 주제발표 이후 자유토론이 시작됐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보다 못한 안 의원이 참가자들에게 의견을 말해달라며 일일이 독려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 중 한 명이 “안 하면 안되느냐”고 말하자 안 의원이 “사회자가 시키면 하셔요”라고 말하는 모습도 보였다.
참신한 쇄신안은 없었다. 참가자들은 별도의 준비 없이 즉석에서 원론적인 이야기를 답보하는 수준에 그쳤다. 애초에 쇄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서 만들어진 토론회에서 즉석에서 ‘쇄신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데 회의의 상당시간을 썼다. 주류 일각에서는 "쇄신에 대한 목소리만 높였지 정작 구체적 쇄신의 그림이 없다"는 비판적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날 먼저 발표를 맡은 정 교수는 현재의 정치를 ‘자신들만의 리그’라고 표현하며 “국민의 관심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철수 교수 같은 사례는 인류사에서 선거제도가 만들어진 후 전 세계에서 처음 있는 가장 특이하고 기형적인 사례”라며 “기존 정치권이 재선, 3선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성 기자는 “현 상황에서 야당의 승리는 어렵다”고 경고하고 ‘친노의 임명직 포기선언’을 예로 들며 “문재인을 통해 뭔가 차지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총선도 끝나서 누가 공천 뺏어갈 일도 없고 국회의원의 이해관계와 지지자의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지만 (지지자의 바람을) 따라가지 못하면 당은 문 닫고 의원도 배지를 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