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불거진 삼성-LG ‘소송전’

입력 2012-09-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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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P광고, OLED 기술 유출 이어 이번엔 냉장고 용량전쟁

또 다시 터졌다. 국내 전자업계 라이벌 삼성과 LG가 이번에는 냉장고 용량을 둘러싼 광고를 놓고 소송전을 벌인다. 양 사는 그동안 3D TV, OLED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고와 기술을 넘나드는 소송전을 펼쳐왔다.

◇냉장고 용량 전쟁, 결국 소송으로= LG전자는 24일 삼성전자의 ‘부당 광고 행위의 금지를 청구’하는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유튜브에 자사와 LG전자 냉장고를 대상으로 ‘물 붓기’와 ‘캔 넣기’를 통한 용량측정 동영상을 개제하자 LG전자는 이를 △기만적인 광고 △부당 비교 광고 △비방 광고 및 부정경쟁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문제의 광고에 쓰인 ‘물 붓기’, ‘캔 넣기’ 등의 방법은 정부의 공식 규격인증기관인 기술표준원에서 인정하지 않는 방식”이라며 “삼성전자는 마치 ‘물 붓기’가 KS규격에 의한 적법한 측정 방식인 양 교묘하게 소비자를 기만하고 국가 표준의 신뢰성과 권위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또 2차 동영상에서도 자막만 ‘자사 실험치 기준’으로 바꿨을 뿐 여전히 소비자를 오도하고 경쟁사를 폄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HA사업본부 윤경석 냉장고 연구소장은 이번 동영상과 관련해 “KS 규격에 따른 정부 공식 측정 방식으로 제 3의 공인 기관을 통해 공개 검증하자”고 삼성전자에 제안했다.

또 “품질과 서비스에 의한 본연의 경쟁이 아닌 악의적인 비방광고로 각종 법령을 어겨가면서까지 소비자를 오도하고 경쟁사를 폄훼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유튜브를 통해 방영한 동영상은 화면에 자체 실험치 기준임을 명시했고 비교기준이 동일하다며 “LG전자가 주장하듯 내용상에 기만이나 허위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붓기 방식이 KS규격에 의한 적법한 측정 방식인 양 소비자를 기만하고 국가 표준의 신뢰성과 권위를 훼손했다는 LG측 주장에 대해서 “동영상 내 ‘자사 실험치 기준’ 이라는 자막을 삽입해 국가 표준 방법으로 측정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명시했다”며 “또 ‘삼성지펠은 KS를 준수하여 냉장고 용량을 표기합니다’는 자막표기는 삼성지펠 냉장고가 국가 표준 규격을 준수한다는 얘기일 뿐 측정방식으로 KS규격을 사용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했다.

소비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제품의 실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바이럴 마케팅 수단을 사용해 동영상을 제작했다는 게 삼성전자측 설명이다.

◇감정싸움 번진 OLED 기술 유출 소송= 양사의 소송전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차세대 OLED 기술 유출 사건을 놓고도 치열한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5일 “OLED핵심 기술과 인력을 빼갔다”며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영업비밀 등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관련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민사적 조치에 나서는 것. 앞서 수원지검 형사4부는 삼성의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조모씨 등 삼성 전현직 연구원 6명과 정모씨 등 LG디스플레이 임직원 4명, LG협력업체 임원 1명 등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본격적인 민사소송에 들어가기 전에 일단 LG디스플레이가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 “아무런 법률적 의미가 없는 경쟁사 흠집내기”라며 “LG OLED TV가 삼성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방식이란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삼성이 이런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은 최근 유럽에서의 OLED TV 분실사고에 집중된 관심에 편승하려는 치졸한 행위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전세계에서 벌이는 허위광고 소송 ‘일진일퇴’= 특히 양 사는 소비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TV 부문에서 소송이 잦다. 지난해만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4~5차례에 걸쳐 3D TV 광고 관련 소송전을 벌였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자사 TV 기술인 액티브 3D 방식이 LG전자의 기술인 패시브 3D 방식보다 우월하다’는 내용의 광고를 방영하자 LG전자는 전미 광고국(NAD)에 이의를 제기해 광고영상 사용 중단을 권고하는 결정을 받아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LG전자가 미국에서 ‘3D TV 테스트에서 소비자 5명 중 4명이 소니와 삼성보다 LG를 선택했다’는 문구가 담긴 광고를 방영하자 NAD에 이의를 신청했고, NAD는 LG전자의 광고영상 사용 중단을 권고했다.

같은해 영국에서는 LG전자가 ‘LG 시네마 3D TV’가 풀HD 3D, 풀HD 1080p 영상을 제공하며, 어느 각도에서나 같은 수준의 몰입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인쇄광고, 웹사이트, 세일즈 프로모션 등을 진행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영국 ASA(영국광고심의위원회)에 LG전자를 허위광고혐의로 제소했다. ASA는 LG전자의 3DTV 방식에 대해 ‘별도 기술방식의 소개 없이 풀HD로 광고해선 안된다’고 판정해 삼성의 손을 들어 줬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6년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PDP TV 관련 부당 비교, 비방,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광고금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세탁기에서도 소송전은 있었다. 지난해 호주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버블세탁기 광고 중 일부가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과장 광고라며 호주 광고심의위원회(ACB)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ACB는 지난 2월 삼성전자의 버블 세탁기 광고가 과장광고에 해당 된다며 TV, 전단지, 언론홍보 등에 관련 표현을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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