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 양적완화(QE3)를 실시했음에도 증시는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20포인트 이상 밀리면서 1970선까지 주저앉았다가 기관의 매수세에 겨우 2000선을 회복하는 정도로 마무리됐다. QE3의 효과를 도무지 느낄 수 없는 상황에서 유럽의 경기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다시 글로벌 증시를 위협하고 있다.
◇다시 높아지는 유로존 위기
24일(현지시간) 유럽증시는 스페인과 그리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독일 경제지표까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악재로 작용하며 이틀 연속으로 하락했다.
이날 범유럽권지수인 Stoxx유럽600지수는 전거래일대비 0.43% 하락한 274.60으로 장을 마감했다. 국가별로는 영국 FTSE100지수가 0.32% 하락했고 독일 DAX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가 각각 0.50%, 0.93% 떨어졌다. 스페인 IBEX35지수와 이탈리아 FTSE MIB지수는 각각1.17%, 0.78% 하락했다.
독일의 9월 기업환경지수(BC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2년반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 악재가 됐다. 유로존 재정 위기의 해법을 놓고 프랑스와 독일이 다른 의견을 보였다는 사실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지난주말 회동했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금융동맹과 그리스에 대한 긴축시한 연장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스페인 문제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럽 우려 재부각 여파에 미국증시 역시 약세를 나타냈다. 간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지난주 종가보다 20.55포인트(0.15%) 내린 1만3558.92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26포인트(0.22%) 하락한 1456.89를, 나스닥 종합지수는 19.18포인트(0.6%) 떨어진 3160.78에 각각 장을 마쳤다.
특히 아이폰5의 판매량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친 데다 팍스콘의 폭력시로 인한 공장 폐쇄로 공급 부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 애플이 1.33% 내리며 지수를 압박했다.
이런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미국증시가 4분기에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대한 우려로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해 증시 급락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그래도 국내증시 전망은 밝아
하지만 이 같은 유럽과 미국의 어려움에도 국내증시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 공급으로 증시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가는 여러 부담 요인에도 불구하고 소폭이나마 전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유동성의 추가 공급, 미국 주택경기 회복과 중국 경기부양책, 투자심리 개선, 계절적 강세 요인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기존 고점에 이를 때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에 대한 잣대를 강화하는 경향이 있어 코스피 2100선 부근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최근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시장 움직임이 있더라도 하단이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며 코스피지수의 하단을 1920선으로 예상했다.
강봉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펀드 유입 규모가 확대되는 점과 외국인 매수가 경기 민감주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할 때 증시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