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던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롬니의 소득신고서에 따르면 그의 재산을 관리하는 블라인드트러스트(백지신탁제도)가 중국 최대 해외유전 개발업체인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에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선거캠프는 당장 이 사실을 들어 롬니 비판에 나섰다.
오바마 측 선거캠프 대변인은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행위에 강하게 대처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면서 “롬니는 우리에게 요구했던 것처럼 투자 사실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롬니 후보 측은 블라인드트러스트는 고위 공직자가 재산을 대리인에게 맡겨 투자하도록 하는 제도이며 이에 롬니는 어디에 투자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과거 롬니는 상원의원 시절 고(故) 에드워드 케네디 민주당 상원의원을 공격하면서 “블라인드트러스트는 책략”이라며 “재산신탁인에게 어디에 투자할 수 있고 하지 못할지 말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롬니 후보는 “백악관에 취임한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에 지정할 것”이라며 중국 비판에 열을 올렸다.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 미국 정치권이 중국 에너지업체에 민감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롬니의 CNOOC 투자가 파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평가다.
롬니의 트러스트는 지난 2009년 10월 처음으로 CNOOC에 투자했다.
7개월 후에 CNOOC는 이란의 액화천연가스(LNG) 가스전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기로 하자 이에 대한 반발로 당시 CNOOC의 계약을 승인했다고 FT는 설명했다.
롬니의 트러스트는 지난해 8월 CNOOC 지분을 모두 팔아 약 1만1000 달러(약 1200만원)의 이익을 올렸다.
한편 CNOOC도 캐나다 넥센을 150억 달러에 인수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시기에 롬니 건이 터져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FT는 전했다.
앞서 CNOOC는 지난 2005년 미국의 에너지업체 유노컬을 인수하려다 미국 정치권의 반대로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