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 조작 스캔들’의 불길이 영국 은행인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로 옮겨 붙었다.
RBS 매니저들이 런던은행간금리(LIBOR, 리보) 조작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RBS에 근무하는 제즈리 모히딘 엔화 기준 상품 책임자는 2007년 후반 영국에 있는 동료에게 리보를 낮춰 신고하도록 지시한 것이 인스턴트 메시지 대화 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관계자는 이 메시지에는 금리를 낮춰야 하는 이유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며, 금리 책정자가 이에 동의해 모히딘이 요구하는 수치로 신고했다고 전했다.
통신이 이와 별도로 은행 직원과 감독 당국자, 변호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모히딘 이외의 RBS 트레이더와 매니저들도 2007년부터 10년에 걸쳐 금융 파생상품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자사가 신고하는 리보 수치에 수시로 영향을 주고자 했다고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트레이더들은 다른 금융기관의 거래 상대와도 리보를 어느 수준으로 정해야할 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 4명은 RBS는 작년 6월까지 리보 금리 산정 지침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정에서 의혹이 생기기 쉬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인 에드윈코의 데이비드 그린 수석 파트너는 “이런 종류의 움직임은 업계 전체에 퍼지고 있었다”며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은 이 행위를 거래 관행으로 여겨 불법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RBS의 이번 리보 조작 의혹은 455억파운드의 공적자금을 투입받고 구제된 이래 최악의 사태라고 통신은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휴 판 스티니스 등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불상사로 최대 타격을 입은 영국은행은 자산 규모 3위인 RBS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RBS 외에도 여러 은행이 금융파생상품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리보를 조작한 혐의로 세계 규제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영국 2위 은행인 바클레이스는 지난 6월 리보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2억9000만파운드의 벌금을 당국에 지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