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돈 없어 R&D 전략 '삐걱'

입력 2012-09-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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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 연구센터 등 송도 이전 보류…철강산업 불황·무리한 계열사 확장 원인

▲포스코 송도 R&D 센터
세계 3대 철강업체인 포스코가 재무건전성 악화로 연구·개발(R&D)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26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재 포항제철소에 있는 엔지니어링 연구센터의 인천 송도 이전 계획을 보류했다. 포스코가 이처럼 이전 계획을 전격 보류한 것은 철강사업이 불황을 겪는데다 무리하게 계열사를 늘려 재무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포스코가 당초 계획했던 R&D 부문의 시너지 창출이 요원해졌다.

포스코는 2010년 11월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 부지 맞은 편에 포스코글로벌R&D센터를 준공했다. 연구동·실험동·컨벤션센터 등을 갖췄다. 대지 면적은 8만2535㎡에 달한다.

포스코는 300t급 고로를 갖춘 기술연구소를 제외하고 엔지니어링 연구센터 등 포항과 광양에 있는 R&D 부문을 송도로 이전할 계획이었다. R&D 부문을 한데 묶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였다.

엔지니어링 연구센터의 경우 올초 송도 이전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재무건전성이 악화돼고 S&P 등 국제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강등시키자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을 잠정 취소한 것이다.

포스코의 사업 축소는 올 초부터 점진적으로 시작됐다. 10%를 웃돌던 지난해 영업이익은 올 1분기 들어 반토막이 났다. 영업이익 5%대는 포스코 사상 처음이었다. 마른 수건도 짜야될 상황에 처한 것이다.

당연히 사업환경과 투자효율성도 빠르게 악화됐고 포스코측은 초긴축 예산편성에 나섰다. 불필요한 투자집행을 취소하거나 미루면서 당장 급한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주축이자 장치산업인 철강업계가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주력사업인 열연과 냉연, 후판 등 판매가 1분기부터 큰 폭으로 떨어졌고 단가마저 하락했다.

포스코강판은 마침내 7월 들어 시황변동 등 사업환경과 투자효율성을 고려해 동박적층판(MCCL) 설비 투자를 643억 원에서 380억 원으로 축소키로 결정했다.

포스코는 현재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사업부문이 중복되는 20여개 계열사를 7개로 통합할 계획이다. 포스화인·포슈메이트인슈어보험 등 2개 계열사의 지분은 매각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엔지니어링 연구센터를 송도로 이전하는데 들어가는 경제적 비용 때문에 현재는 이전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2010년 포스코글로벌R&D센터 준공과 함께 설립한 사회적 기업 송도에스이도 구조조정 대상이다. 송도에스이는 포스코글로벌R&D센터에 위치해있으며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포스코는 송도에스이를 공익단체에 기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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