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떠오르는 골퍼 양제윤 "생활고·압박감… 가족의 힘으로 역전 버디"

입력 2012-09-26 14:51 수정 2012-09-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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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경제 책임진 소녀가장…국가대표 포기하고 프로전향, 올시즌 첫승 올리며 안정감

‘까르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아야 할 20대 초반이지만 양제윤(21·LIG손해보험)은 가장으로서의 짐을 짊어지고 있다.

올시즌 1승을 올리기 전까지 어두운 표정을 자주 보였던 양제윤이었다. 2011년 20세 어린 나이로 한국여자골프투어(KLPGA) 투어 1부에 진출한 양제윤의 골프인생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고진감래’다.

양제윤은 중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상비군으로 발탁됐다. 2009년부터 국가대표로 뛰었고 호심배 아마추어 골프대회 여자부 우승을 차지하며 일찌감치 스타골퍼로 자리잡았다. 2010년에도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어려운 집안사정으로 인해 프로로 전향했다. 또래 친구들과 달리 양제윤은 가장으로서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져야만 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그 부분을 책임일 사람은 나뿐이었다. 그래서 일찍 프로로 전향해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밝힌 양제윤이다.

국가대표를 포기하면서까지 프로로 전향했고 2부투어에서 경험을 쌓아 1부투어로 올라섰다. 하지만 1부투어 도중 집안에 어려움이 닥쳤다. 선수생활에도 제동이 걸렸다. 일상생활은 물론 경기력도 영향을 받았다.

당시를 회상하며 “지난 해에는 머릿속에 온통 부정적인 생각뿐이었다. ‘난 뭘 해도 안돼’, ‘내까짓게 그럼 그렇지...’ 같은 생각이 나 자신을 너무 괴롭혔다. 하반기 들어서는 모든 경기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상금순위는 44위(7360만원). 간신히 시드를 유지했다. 투어가 끝나갈 무렵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자신을 발견했다. 양제윤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고 ‘더 이상은 안된다’고 결심했다. “주니어시절 성적이 좋았고, 대표까지 선발됐다. 못할게 없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당시에는 내 것이 없다는 공허함이 컸지만 ‘내 것만 잘 찾아가자’라는 생각으로 훈련했다”라고 밝힌 양제윤이다.

잃어버린 자신감만 찾은 것이 아니다. 실력을 회복하는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올시즌 세 번째 대회인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5위, 바로 다음 대회인 두산 매치 플레이에서는 4위를 차지했다. 이어진 세 개 대회에서는 20위권에 머물렀지만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시즌 상금은 2억2694만원. 현재 상금랭킹 6위다. 골프인생도 더욱 수월해졌다. 양제윤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냐는 질문을 던지자 “엄청나게 무겁지만 절대 뗄 수 없는 존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족 때문에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항상 옆에서 내 손발이 돼 주시는 엄마와 언니를 보면 멈출 수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양제윤 잘 하겠지’라는 기대가 되는 선수보다 ‘역시 양제윤이구나’하고 믿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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