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승객 안전 위협하는 ‘전용차로 통행위반’

입력 2012-09-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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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주정차·통행 적발건수 줄지 않아…“과태표 적다”

버스전용차로에서의 통행위반이 서울시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문제로 나타났다. 버스전용차로제가 시행 된지 20년이 흘렀지만 불법 주정차 등에 대한 최근 3년간 적발건수는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서울시가 단속반을 투입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내놨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전문기관에서는 과태료가 너무 적고 행정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다음달 10일부터 주정차 위반만 단속하던 불법 주정차 단속 공무원을 ‘버스전용차로 위반 단속’도 병행하고 기존 ‘주정차통행 위반’ 2개로 구분해 단속하던 버스전용차로 위반 적발기준을 ‘통행 위반’으로 통일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승용차가 버스전용차로에 주정차하거나 통행하면 버스의 원활한 소통에 지장을 주고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불법 주정차 단속 공무원이 주정차 위반 단속 차량 8대와 단속용 PDA 200여대를 동원해 버스전용차로 통행위반 단속도 병행한다.

시는 지금까지 이 차로 위반 적발기준을 ‘주정차 위반’과 ‘통행 위반’ 2개 항목으로 구분해 단속해 오던 것을 하나로 통일하기로 했다. 내달 10일부터는 승용차가 버스전용차로에 진입하면 주정차나 주행에 관계없이 ‘통행 위반’이 적용돼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된다.

기존에는 버스전용차로에 승용차를 세울 경우 4만원, 주행을 했을 경우 5만원으로 각각 구분해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처럼 과태료 부과가 강화될 예정이지만 버스전용차로 위반 적발 건수는 줄지 않고 늘고 있는 추세다. 단속을 시작한 1998년에는 13만6000여건(서울시 자체 조사 기준)에서 이후 줄어드는 듯 했으나 최근 3년간의 자료를 보면 다시 늘고 있다.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시에서 집계한 적발건수는 16만건에 이른다. 2010년의 경우 5만9000여건, 2011년 6만2000여건, 올해 6월까지 3만8000건이 집계됐다.

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통계를 볼 때 이 분야 적발건수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25개 자치구가 자체 조사해 적발한 건수까지 합치면 2011년 기준으로 총 11만3922건이 적발돼 과태료가 부과됐다.

시는 운전자 양심에 호소하며 교통질서가 유지되길 기대하고 있지만 실효성 있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시는 또 현재 고정식 CCTV 46대와 시내버스 전면에 장착된 CCTV7개 노선 28대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지만 이마저도 재원부담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다.

안강기 한국교통연구원 도시광역교통연구실 연구위원은 “위반 건수를 줄이기 위해선 타국가보다 비교적 적은 과태료를 더 올려 부과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울산의 경우 도심을 운행하는 모든 버스의 전면에 CCTV를 설치해 위반차량을 단속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 방법은 현지에서 버스전용차선제 위반을 줄이는데 상당히 높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모든 버스에 이 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비용상 문제다.

하지만 그는 “교통관련 범칙금이 회수됐을 때 그 금액의 일정액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게도 더 많이 분배해 예산 확충에 나서야 한다. 이는 현재 시행되고 있으나 극히 적은 금액이 지자체로 들어오고 있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모든 버스전용차로에 다른 차선에서 진입하지 못하도록 차선 경계부분에 연석같은 것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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