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유엔 총회 기조 연설에서 한국·중국과의 영유권 문제를 언급해 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제67차 유엔총회의 일본측 수석대표인 노다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법치주의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독도와 댜오위다오(중국명·일본명은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양국이 어느 정도의 수위로 대응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다 총리는 댜오위다오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모든 국가는 평화와 자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주권과 영토 및 영해를 수호할 책임이 있다”며 “일본은 국제법에 따라 그런 책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정국의 이념이나 주장을 일방적인 무력 행사나 위협을 통해 실현하려는 어떤 시도도 유엔 헌장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사법권을 ‘일관되게’ 인정해 왔다”면서 “아직 강제관할권을 수락하지 않은 모든 국가는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국이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공동 제소를 거부하고 강제관할권을 거부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강제관할권은 한 국가가 영토문제 등과 관련해 제소하면 국제사법재판소가 다른국가에 대해 재판에 참석하라고 강제하는 권한이다.
노다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센카쿠나 독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직접 거론할 경우 양국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켜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국유화 조치에 이은 중국의 무력 시위와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심화된 댜오위다오와 독도의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두 나라를 겨냥한 것은 분명하다고 외교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193개 유엔 회원국이 모인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양자 간의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들 사안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노다 총리가 이처럼 자국 입장을 적극 피력함에 따라 한국과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양국 외교장관은 24일 회담에서 동북아의 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관련국의 올바른 역사 인식이 중요하다는데 공감하면서 일본의 도발에 공동 대응할 방침임을 분명히 한 상태다.
중국 측의 기조연설은 27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연설은 28일 오후 7시로 각각 잡혀 있다.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이번에 일본군 위안부를 포함해 과거사 문제를 포괄적으로 언급하는 방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