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사업확장 과정에서 백화점이나 아웃렛 부지 매입을 위해 양측은 상대방의 사전 임대계약을 해지시키는 등 사실상 전면전을 벌여왔다.
롯데쇼핑은 27일 신세계백화점이 20여년간 영업을 해온 인천점이 위치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8751억원을 인천시에 주기로 하고 사들였다. 부지개발을 위한 투자 약정서에 서명도 마친 상태다. 신세계백화점은 인천시와 2017년 11월까지 20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었고, 새로 증축한 매장 5000평은 2031년 3월까지 임대하기로 돼 있다.
이날 롯데가 인천시와 매각 계약이 성사됐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신세계는 상도의에 어긋난다며 펄쩍 뛰었다. 15년간 영업을 해왔고, 강남, 명동에 이어 매출 3위의 알짜배기 백화점이기 때문에 맞수 롯데에 임대료를 주면서 버텨야 하는 유통업계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절차상 전혀 문제가 없는 계약이라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신세계도 비슷한 일을 벌이긴 했다. 2009년 롯데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파주 아웃렛 부지를 신세계가 사들이며 양측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2011년 말 문을 연 롯데 파주 아웃렛은 원래 현재 신세계첼시 파주 아웃렛이 들어선 통일동산 부지를 먼저 찜했다. 당시 롯데는 이땅의 소유주인 CIT랜드와 20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파주 아웃렛 프로젝트팀’까지 꾸렸었다.
하지만 파주 아웃렛으로 신세계 여주 아웃렛에 대항하겠다는 롯데의 꿈은 신세계가 이곳을 사들여 파주 아웃렛을 열면서 물거품이 됐다. 이후 롯데는 파주에 신세계 보다 더 큰 부지의 땅을 사들여 아웃렛을 열고 현재 신세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작년에는 대한통운 매각 과정에서 롯데가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신세계 광주점이 장기 임대형태로 영업 중인 광주터미널을 대상에 포함시킬지 논란이 일었다. 당시 광주터미널이 제외된 것이 롯데가 대한통운 매각에서 빠진 중요한 이유라는 설도 있다.
이외에도 롯데와 신세계는 2004년 광주월드컵경기장 상업지구, 부산 센텀시티 위락단지 용지, 2006년 김포 스카이파크 상업지구, 같은해 건대 스타시티 백화점 부지, 2007년 황학동 롯데캐슬베네치아 내 상가 등을 놓고 끝없는 땅전쟁을 벌여왔다.
유통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의 부동산 경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며 “이번 신세계 인천점을 롯데가 통째로 먹으면서 그룹 간의 땅전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