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도서관·공원…익어가는 가을 속 '책을 마주본다'

입력 2012-09-2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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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가득 찬 네 기둥과 쏟아지는 햇살 가운데서 사랑을 속삭인다. 파주출판단지에서 만난 연인들.
책을 마주본다. 마흔 가지 핑계를 뒤로하고 책장에 선다. 읽었을지도 모르는 책들과 읽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책들, 언제 저 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를 책들 사이에서 붉고 매끈한 양장본이 눈에 밟힌다. 내게 말을 건다. 너의 시간과 마음을 훔쳐보겠노라고.

▲이 남자의 주름이 멋있는 이유는 손 끝에 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난 탐독가.
책을 뽑아든다. 어디로 갈까. 도서관, 커피숍, 거실, 공원… 등 기댈 곳이라면 어디든 괜찮다. 혼자라도 괜찮다. 함께라면 더욱 좋다. 마음을 정한다. 햇볕 잘 드는 창가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이 책을 읽겠다.

▲아들은 아빠의 체온과 심장박동을 느끼며 책을 읽는다.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난 부자.
책장을 연다. 첫 장은 너무 무겁다. 추천사를 견뎌내고 서론을 이겨내도 책장을 넘기기는 역시 힘들다. 낯선 이름들에 앞장을 다시 뒤진다. 그 이름들이 점차 친근해지고, 무거운 손가락은 리듬을 탄다. 사각사각 책장을 넘기는 소리 저편으로 가을의 멜로디가 들린다.

▲책에 둘러싸인 학생들은 피할 곳 없는 사람처럼 책을 읽는다. 강남 교보문고에서 만난 그녀들.
책장을 접는다. 다시 편다. 누군가의 명함은 책갈피가 된다. 손가락의 리듬은 안단테-안단테-리타르단도. 마지막 장을 넘긴다. 내 머릿속 창문이 맑게 열린다. 내 가슴 속 가을이 알알이 영근다.

▲셔터소리도 듣지 못하는 그녀 너머로 끝없는 세상이 펼쳐져 있다. 강남 교보문고에서 만난 여성.

▲신중히 책을 고르던 이 남자는 결심한 듯 책을 뽑았다. 강남 교보문고에서 만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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