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추석을 앞두고 호남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문 후보는 27일 호남지역에 대한 사과를 한 데 이어 28일 5¡¤18 묘역 참배, 지역 전통시장 방문 등의 지역일정을 소화하며 호남지역 지지율 반등에 총력을 기울였다.
문 후보는 먼저 광주 북구의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유가족 문건양(76¡¤남) 씨, 김길자(72¡¤여) 씨 등이 동행했다. 한 달여 만에 다시 찾은 막내아들의 묘역 앞에서 노부부는 다시 눈물을 훔쳤다. 김 씨는 비석을 매만지며 “아들이 문 후보님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방명록에 “민주주의 지켜내고 역사 바로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상대적으로 정치인들의 발길이 적은 구 묘역까지 참배하며 묻혀 있는 민주열사 한 명 한 명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묘역 앞에 남긴 화환에는 ‘따르겠습니다’라는 글귀를 적었다.
다음 행선지는 광주 북구의 재래시장인 ‘말바우 시장’이었다. 문 후보는 시장 내 빵집, 국밥집, 정육점, 생선가게 등을 돌며 시장 상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인사를 건넸다. 상인과 행인 사이에서는 “아따 실물 봉께 잘생겼네잉” “이번에 대통령 되야 불랑가” 등 반응이 나왔다.
문 후보는 전날에 이어 광주 전남지역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문 후보는 시장 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광주전남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면서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 며 “그 빚을 몉 배로 갚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이날 호남지역에 대한 사과를 밝히며 이 지역 껴안기에 나선 것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지율이 낮게 나타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뒤쳐짐에 따라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추석을 앞둔 문 후보의 ‘호남껴안기’ 행보가 이 지역 민심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번의 방문, 몇 마디 말로 판도가 확 바뀌지는 않겠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명절 연휴 지난 후 문 후보 지지율의 변화 정도를 봐 달라”고 말했다.
(광주=유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