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에타’는 잔인한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때문에, 삶의 남은 희망마저 잃게 되는 가엾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중 가장 처절하면서도 관객들에게 아픔을 공감시키는 역을 맡은 이들이 바로 강은진, 조재룡, 권세인이다. 그들의 열연이 빛나기에 영화 ‘피에타’는 한층 더 현실감 느껴지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그려낼 수 있었다.
그 중 첫 번째, 훈철 부인으로 등장하는 강은진은 강도 앞에서 극한의 상황에 처한 남편을 위해, 옷을 스스로 벗으며 울부짖는 인상 깊은 노출신을 보여줬다.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훈철부인 역의 강은진은 이미 세계적인 호평을 받은 영화 ‘무산일기’를 통해, 예술영화계에서는 잘 알려진 배우.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란 메시지를 남기듯, 영화의 마지막 즈음 새벽에 일어나, 다시 생활 전선에 나서는 그녀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애잔한 잔상을 남겨 주었다.
두 번째 ‘피에타’ 속 가난하지만 홀어머니를 모시고 효자 노릇을 하던 ‘계승’역의 조재룡이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조민수의 목에 칼을 겨누고 이정진과 맞서며 그로 인해 생긴 불행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계룡’의 모습을 인상 깊게 보았을 것이다. 약 5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 사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풍산개’ ‘의뢰인’에 출연했으나 정작 역할은 행인 1 등 무명이었던 그에게 ‘계룡’이라는 최초의 등장 이름을 갖게 된 영화가 바로 ‘피에타’다. ‘풍산개’의 전재홍 감독의 적극 추천으로 ‘피에타’에 출연하게 된 조재룡은 출연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계룡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하여, 스스로 다리에 끈을 묶고 절름발이 연기에 도전하는 투혼을 펼쳤다는 후문이다.
마지막 ‘피에타’ 열연 조연 3인방의 막내 권세인은 세상에 곧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위해 자해도 서슴지 않는 ‘기타남’역을 맡아, 여성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윤계상의 절친으로 케이블 TV프로그램에서도 그와 함께 동반 출연한 권세인은 ‘풍산개’로 김기덕 감독과 인연을 맺었던 윤계상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피에타’에 가세하게 됐다. 훈훈한 마스크와 굵직한 보이스의 소유자 권세인은 이번 ‘피에타’를 통해, 다시 한 번 영화의 매력뿐만 아니라, 김기덕 감독님에 대한 경외심까지 발견할 수 있어서 좋은 경험 이었다고 전했다.
주연 조민수 이정진 외에도 빛나는 조연들의 열연이 있었기에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던 영화 ‘피에타’는 연일 화제와 호평을 모으며 개봉 4주차에 55만 명 관객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