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가에 태풍을 몰고 온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문제가 중국 지도부의 무능과 갈등이 노출된 사건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는 보시라이 처리 방향이 계파 간 권력 투쟁의 결과라고 해석하고 이번 사건은 여러 당내 파벌이 이런 민감한 문제에서 합의에 이르는 데 있어 지도부의 무능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천즈밍 중국 정치평론가는 “보시라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올해 전례 없는 수준으로 파벌 간 틈이 벌어지고 권력 투쟁이 고조됐다”면서 “이같은 갈등으로 지난달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이뤄진 합의 내용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보시라이 처리 문제를 놓고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는 쪽과 보시라이 지지세력인 태자당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강도로 정치 협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이 때문에 지도부 이양이 정치공작과 추문폭로, 인신공격의 장으로 변질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보시라이를 사법처리하기로 결론난 데 대해 그동안 강력한 처벌을 주장해왔던 후진타오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우위를 점했다는 해석이다.
분석가들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반대세력에 반대급부를 준 것이 틀림없는 만큼 이들의 승리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반관영 통신인 홍콩중국통신사는 전일 베이징의 권위 있는 인사를 인용해 “후진타오와 시진핑이 보시라이 문제 처리를 두고 결단성 있게 연합했다”고 전했다.
스티브 창 노팅엄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장은 “태자당과 보시라이의 추종자들은 보시라이의 엄중한 처벌을 원치 않았고 이것이 논쟁의 근원이 됐다”라면서 “그러나 이들은 (보시라이 처벌에 대한 대가로) 다른 중요한 것을 대신 받았을 것이고 핵심 인사의 임명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후싱더우 정치평론가 겸 교수는 “보시라이를 엄벌하기로 한 것은 지도부의 강력한 법치주의 실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위안웨이스 광저우 중산대 교수는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왜 그런 부패 관리가 당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라는 난처한 질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