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외국인이 정치 테마주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작전세력이 개입했는지 조사한다.
4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계 창구에서 거래된 테마주들의 매매내용을 분석해 가운데 작전세력으로 의심되는 계좌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고 불공정거래 여부를 파악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작전 세력으로 의심되는 계좌의 주인은 누구인지를 파악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의 실체를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지만 관련 정보를 두루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외국인이 매입한 정치 테마주에 대해 조사하는 이유는 최근 외국인이 대량으로 정치테마주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8거래일간 급락한 대선 테마주 3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8거래일 동안 안랩 주식 111억9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은 같은 기간 122억3000만원 어치를 순매도한 만큼 외국인이 개인이 쏟아낸 매물 대부분을 매수한 셈이다.
주가는 8거래일 동안 두 번의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12만5000원에서 7만7700원으로 37.84%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들 중 일부가 `작전 세력'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주가가 급락하는 시점에 외국인이 대량으로 매입하는 것은 강한 반등을 예상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안랩의 최근 매매 동향은 외국인의 일반적 거래 행태라고 보기 어렵다"며 "`외국인'으로 잡히는 투자자는 단타 매매로 수익을 올리려는 국내 기관세력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역시 최근 정치 테마주를 대거 매집한 세력이 외국에 계좌를 개설한 국내 투자자, 즉 `검은머리 외국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의 해외 법인을 통한 주식 매매거래는 투자 주체가 한국인이라도 외국인 거래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외국인 투자자도 일일이 그 실체를 판별해 내기는 어렵지만, 관련 자료를 두루 점검해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