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많은 커피전문점들의 커피를 누가 다 마실까 걱정할 정도로 많지만 ‘대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국민 1인당 1년간 338잔 마셔 = 커피 소비량만 봐도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는 커피의 공습이 얼마나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지 알 수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20세 이상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는 평균 338잔으로 5년 전(247잔) 보다 약 37%나 증가했다. 5년새 평균 91잔이나 더 마신 셈이다.
커피 수입은 평균 소비량 보다 더 늘어났다. 수입량을 기준으로 하면 2007년 9만1000톤에서 2011년 13만톤으로 무려 43.8%나 증가했다. 수입액으로 환산하면 같은 기간 2억3100만 달러에서 7억1700만 달러로 무려 210.7% 늘어났다. 수입규모가 세 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국내 커피 시장규모도 엄청난 속도로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커피 시장(2011년 기준)은 커피믹스(1조1000억원), 커피음료(8700억원), 커피전문점(2조4000억원) 등을 포함해 4조37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 중 커피전문점은 2010년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4000억원으로 60% 이상 성장했다.
점포수만 지난해 1만2000개로 추정돼 2006년 1254개에 비해 5년만에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역시 카페베네 등 토종 1위업체를 비롯해 중소 커피전문점들이 가맹사업을 지속하는 등 커피전문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에서 커피전문점을 주도한 건 스타벅스와 커피빈 등 외국계 브랜드였다. 2006년 롯데리아가 ‘엔제리너스’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시작하며 토종 커피 전문점들이 등장했고, 현재 매장 수 1위인 카페베네가 2008년 등장하며 시장의 확장을 주도했다. 카페베네는 지난해 800호점을 돌파해 450여개의 스타벅스 보다 350여개 많다.
매장 수가 많아지다 보니 커피전문점의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스타벅스와 카페베네, 커피빈, 탐앤탐스, 할리스커피, 커핀그루나루 등 6개 커피 전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7433억원으로 2011년(5807억원)보다 28%나 증가했다.
커피믹스는 동서식품의 ‘맥심’과 한국네슬레의 ‘테이스터스 초이스가’최근까지도 8 대 2 구도로 시장을 지배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남양유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14% 가량의 시장을 빼앗으며 단숨에 2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커피믹스 시장은 업그레이드 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무한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남양유업은 2010년 12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의 판매를 시작하며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 대신 진짜 무지방 우유를 넣은 제품”이라며 공격적 마케팅을 벌였고 김태희 등을 모델로 내세우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동서식품은 원두 커피믹스 ‘카누’와 김연아 커피로 불리는 ‘화이트 모카 골드’로 맞불을 놨다.
‘칸타타’라는 브랜드로 남양유업 보다 먼저 믹스 시장에 진출했던 롯데칠성은 초반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원두스틱커피 칸타타’를 출시하고 주원과 유이를 모델로 시장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 제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TV광고부터 시작하는 등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쳤다.
◇컵커피·캔커피의 나라 = 롯데칠성은 커피믹스에서는 아직까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칸타타와 레쓰비 등의 캔커피로 시장 1위를 질주하고 있다. 8000억원대의 시장에서 ‘레쓰비’(1200억원)와 ‘칸타타’(800억원)의 매출을 합치면 2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1000억원 넘게 팔린 음료는 칠성사이다와 코카콜라, 빙그레이 바나나우유 등 6개 밖에 없다.
캔커피 외에 컵커피 시장에서는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시장을 양분하며 사이좋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컵커피시장 규모는 약 22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