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삼성전자의 대표이사에 오른 권오현 부회장은 연이어 해외 출장을 갖는 등 숨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침체로 최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직접 발로 뛰며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권 부회장은 지난달 7~8일 양 일간 대만에 머무르며 대형 고객사들과 접촉을 가졌다. 대만에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많다. 스마트폰 제조사 HTC, PC 업체인 에이서와 아수스, 아이폰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팍스콘의 모기업 홍하이 등이 모두 대만 기업이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조하며 하반기 주요 부품 수급 문제를 논의하고 협력관계를 다졌다.
대만 출장에서 돌아온 지 3일 후인 지난달 11일에는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열리는 반도체 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신종균 IM담당 사장도 지난달 세계 최대 사진 전시회인 ‘포토키나 2012’에 참석한 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주요 시장을 돌아보는 등 숨가쁘게 움직였다. 아이폰5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의 최대 시장인 유럽 지역 사업자들과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등 텃밭 다지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휴대폰 사업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움직임도 바쁘다. 올해 들어 한달 반에 한번 꼴로 해외시장 점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최근 자주 중남미, 아프리카, 북미 등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대륙별 생산현장과 판매법인 업무를 챙기고 있다”며 “성과도 살피고 애로점도 해소해주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이 물론 해외만 찾는 것은 아니다. 매월 한 두차례씩 평택, 구미, 창원 등에 내려가 중요한 보고를 받곤 한다.
지난해 말 TV사업부장에서 대표이사로 자리에 옮긴 한상범 부사장도 그간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대표이사를 맡은 후 4~5개월은 내부 살림을 돌보는 데 시간을 쏟았지만, 5월 초 조직개편 이후에는 일본, 대만, 미국 등 해외 출장을 통해 거래업체들을 직접 만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황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현장에서 답을 찾기 위한 강행군이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우수 인재 채용행사를 직접 주재하며 인재사랑을 과시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대표이사 취임 직후인 지난 2006년 4월 이후 올해까지 7년째 미국에서 열리는 인재채용행사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행사 장소를 일본까지 넓혔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지난 2005년부터 입사를 희망한 해외 인재 4000여명 중 300여명을 최종 채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