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에 무슨 일이…글로벌 1위 ‘휘청’, 실적경고까지

입력 2012-10-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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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먼 CEO 2013년 실적 하향…레노버에 글로버 1위 밀릴 가능성 커

세계 최대 PC제조업체 휴렛팩커드(HP)의 굴욕이 이어지고 있다.

HP가 중국 경쟁업체 레노버에게 글로벌 1위 자리를 내어줄 위기에 처한 가운데 실적 경고를 단행해 주가가 급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P는 이날 내달 시작하는 2013 회계연도 순이익이 주당 3.40~3.6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주당 4.16달러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맥 휘트먼 HP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미팅에서 “HP의 재정 성과가 좋지 않다”며 “회사가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휘트먼 CEO는 “기업 고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물론 제품군을 좁히고 복합기 사업에 주력할 것”이라며 “내년 이후에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휘트먼은 CEO 취임 이후 2014년 말까지 직원 2만9000명 감원을 통해 한 해 35억 달러씩 절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휘트먼의 실적 경고 이후 브라이언 마샬 ISI그룹 애널리스트는 “잔인하고 매우 부정적”이라며 “HP는 투명한 기업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그림을 공개했을 때 충격은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HP가 부진의 늪에 헤어나지 못하면서 글로벌 PC업계 역시 출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레노버가 올해 HP를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오를 것을 확실시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분기 HP의 글로벌 PC시장 점유율은 14.9%로 떨어진 반면 레노버는 14.7%로 상승했다.

전반적인 PC산업의 침체도 휘트먼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IDC는 올해 PC 시장은 1% 미만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토드 브래들리 HP 프린팅·PC 사업부문 책임자는 “2016년까지 PC산업은 정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휘트먼 CEO의 경영 전략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휘트먼은 인터넷을 통한 클라우드 전환 지원 사업과 비즈니스 데이터 관리를 포함해 HP가 성장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했지만 성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휘트먼이 지난해 9월 CEO에 취임한 이후 HP의 주가는 35% 빠졌다.

아밋 다랴나니 RBC 은행 애널리스트는 “HP가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동안 수요는 점점 더 악화했다”며 “상황이 개선되기에 앞서 더욱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실망은 주가 폭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HP 주가는 13% 떨어진 14.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2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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