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불황기 재테크] 경기침체 내년에도 이어질 듯… 보수적 투자전략 필요

입력 2012-10-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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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치동에 사는 50대 자산가 박모씨는 금융자산 30억을 가지고 있지만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다. 현재 박씨는 즉시연금과 물가연동채국채, 예·적금에 분산해 투자하고 있지만 다른 곳에 돈을 굴릴 만 한데가 없어 고민이다. 경기침체로 주식시장에 투자하기에는 불안하고 부동산에 투자하기에는 부동산 경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내년 국내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힘들어 초단기 수시입출금식 특정금전신탁(MMT)에 돈을 묻어 두고 있다.

국내 경제가 불황이 깊어지면서 시중자금이 단기 부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 침체로 내년 국내 경기도 예측할 수 없어 투자자들이 선뜻 투자하기에 망설여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데다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실종됐을 정도로 장기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도 유럽재정위기 여파로 변동성이 커 투자하기에 불안하다.

이 같은 불황기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나서기 위해서는 내년 국내 경기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럼 내년 국내 경기는 어떨까. 증권·은행·부동산 전문가 102인에게 물어봤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중 41.18%가 2.5~3%대로 대답했다. 응답자 중 37.25%는 2~2.5%대 경제성장률을 전망해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2%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대답도 3명이나 나왔다. 반면 3~3.5% 경제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는 답변도 6.86% 나왔다. 그 이유로 중국의 집중적인 경기 부양책이 2013년을 기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유럽 금융위기 해소가 나타날 수 있어 올해 수준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현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대폭 하향조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성장률을 3%로 낮춰잡고 있어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는 추락하는 성장률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어서 이 같은 저성장기조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준금리 3%의 초저금리시대를 맞이하고 있어 시중 유동성 자금이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투자수익률이 낮아 마땅히 돈 굴릴 데가 없어 내년 기준금리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 기준금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하 전망과 동결 전망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인하를 예상한 응답자와 동결할 것으로 본 응답자가 각각 31.37%로 똑 같았다. 하지만 동결쪽에 무게들 둔 전문가들도 올해내 추가적으로 금리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에 추가 인하가 없을 것으로 내다봐 기준금리 2%대의 초저금리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이하로 인상할 것이라는 응답은 28.43%로 조사됐다.

올해 변동성이 컸던 주식시장의 내년 전망에 대해 응답자 중 51.96%가 상저하고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재정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로 상반기까지는 주가흐름이 좋지 않지만 하반기에는 세계 경기 싸이클이 회복 국면이 나타나면서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올해 대통령 선거 영향으로 국내증시가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응답도 29.41% 나왔다. 응답자 중 5명은 국내증시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2.35%가 1050원~1100원선을 전망했다. 응답자 중 25.49%는 1000원~1050선으로 예상했다. 이 같이 전문가들이 원화강세를 예상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등 전 세계 경기부양책의 영향으로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의 증가 때문이다.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51.96%가 올해보다 조금 더 안 좋을 것이란 대답을 내놓았다. 응답자 중 19.61%는 부동산 시장 경기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응답자 중 5명은 매우 부정적으로 예측해 전반적으로 내년 부동산 경기도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경기불황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위험자산 위주보다는 중위험 상품이나 채권 등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불황기 재테크의 현명한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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