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불황기 재테크] 부동산, 이제는 선별적 투자 시대

입력 2012-10-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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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주변에는 부동산시장 활황기에 대박을 꿈꾸고 집을 장만했다가 금융 빚을 감당 못해 쪽박을 찬 하우스푸어들이 즐비하다.

특히 한때 투자1순위로 꼽히던 아파트의 침체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고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제는 주택을 투자가 아닌 실수요 수단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러나 막상 시장을 들여다보면 부동산 시대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일례로 오피스텔·소형주택 등이 새로운 투자상품이 아파트를 대체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시기를 맞아 매월 일정한 임대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임대수익형 부동산은 연 6~8%의 수익률을 거두는 것이 가능해 은행 예·적금의 수익률보다 월등히 높을 뿐 아니라 주식·펀드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투자자 사이에서는 어떻게 부동산 자산 포트폴리오를 바꿀 것인가가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이투데이는 창간특집 불황기 재테크 설문조사를 통해 다양한 업계의 재테크 전문가 의견을 들어봤다.(미응답 및 중복응답 허용으로 문항당 답변 수 차이 있음)

◇ 부동산 재테크로 수익내기 “충분히 가능하다!”

먼저 ‘부동산 재테크로 수익내기, 가능성 있나?’라는 질문에 대해 122명이 응답을 했으며 △‘선별적 투자시 수익창출 가능’을 꼽은 응답자가 69명(56.5%)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입지와 상품 등을 신중히 고려해 투자하면 아직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반수로 나타난 것이다. 이번 설문조사 대상에 증권 및 금융업계 종사자가 상당수였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로 보인다.

다만 △‘잠시 쉬어가는 게 좋다’를 택한 응답자 26명(21.1%), △‘주식 등 다른 곳에 투자하라’는 응답자는 18명(14.7%)으로 현 시점에서의 부동산 투자 자체를 꺼려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직 가능성 무한하다’는 응답은 4명(3.2%)에 그쳤다.

한 응답자는 “부동산시장이 과거의 ‘묻지마 투자’에서 ‘선별적 투자’가 강조되는 시장으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대수익 가능한 오피스텔·상가가 대세 = 향후 투자 유망 부동산 상품은 오피스텔-상가-토지-아파트 및 단독·다세대주택 순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말 및 내년 유망 재테크 상품은?’이라는 질문에 96명이 답한 가운데 △‘오피스텔’을 택한 응답자가 39명(40.6%)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피스텔은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정부의 세제지원 등 혜택으로 아파트에 비해 투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한 응답자는 “서울 강남지역 오피스텔은 5~6%, 수도권 지역은 7~8%의 연 임대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게다가 부동산 경기 회복 시점에는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가들이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가’라고 답한 응답자가 21명(21.8)으로 많았다. 오피스텔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높은 임대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토지’를 꼽은 응답자는 12명(12.5)이었다. 과거만큼 큰 폭의 차익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여전히 많은 자산가들이 유망 토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와 △‘단독·다세대주택’는 각각 10표(10.4%)로 뒤를 이었다. 주택시장 매수세 감소 및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의 부진으로 투자상품으로서의 매력이 반감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기타 의견으로는 도시형생활주택을 꼽은 응답자가 있었고, “상품의 종류보다는 입지 및 개별물건의 상태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 뭐니 뭐니 해도 투자하면 ‘서울 도심·강남’ = ‘연말 및 내년 유망지역’을 물은 질문에는 기존 부동산시장의 고정관념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서울 도심 및 강남’을 꼽은 응답자가 94명 중 53명(56.3)으로 가장 많았고, △‘세종시’ 17명(18%) △‘서울외곽’ 15명(15.9%) △‘경기남부’ 5명(5.3%) △‘부산’ 2명(2.1%)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북부’를 선택한 응답자는 없었다.

서울 도심 및 강남은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로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는 시점과 맞물려 회복 속도 역시 가장 빠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 2의 유망지역으로 꼽힌 세종시는 정부청사 이전으로 불황에도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다.

경기 북부는 고양·파주·양주·포천 등 시장이 최근 수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 유망지역에서 외면 받은 것으로 보인다.

◇ 글로벌 경제가 제1변수 = ‘향후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99개의 답변 중 △‘글로벌 경제여건’ 35명(35.3%) △‘제18대 대선효과’ 32명(32.3%) △‘정부 및 서울시 정책’ 26명(26.2%) 순으로 집계됐다. 다른 질문에 비해 표 차이가 급격히 적었는데, 이는 그만큼 부동산시장이 복합적이고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금리변화’를 꼽은 응답자는 5명(5%)으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금융권 응답자는 “금리가 부동산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변수임에는 분명하다”면서도 “금리의 상하 조정 폭이 크지 않은 데다 금리에 따라 매수여부를 결정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드물다”고 말했다.

◇내년 분위기 반전 ‘글쎄’ =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이 많았다. 98개의 응답 중 △‘약간 부정적’에 53명(54%) △‘매우 부정적’에 6명(6.1%)이 선택했다. 전체 응답의 60% 이상이 시장 분위기 반전에 대해 비관적으로 여기고 있는 것.

이어 △‘보통’을 선택한 응답자가 20명(20.4%)으로, 이들은 시장을 옥죄는 경제·정치적 변수에 따라 부동산 경기 역시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약간 긍정적’을 꼽은 응답자는 17명(17.3%)으로 정부의 부동산활성화 정책 및 연말 대선 등 효과로 내년 즈음에는 경기가 다소 살아날 것이란 전망이었다.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명(2%)에 불과해 우리나라 부동산은 특수성을 지닌 시장인 만큼 폭락이나 붕괴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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