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CJ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최경주(42·SK텔레콤)가 오랜만에 꺼내 든 골프채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작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때의 감각을 되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그 때 사용했던 골프클럽을 다시 꺼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또 “올시즌 경기를 하면서 뭔지 모를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좋았을 때 느낌을 살려 다시 돌아가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플레이어스 때 우승했던 미우라 아이언과 퍼터를 선택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느낌도 너무 좋아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지면서 우승을 하게 됐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한번 클럽을 선택하면 좀처럼 잘 교체 하지 않는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프로가 된 이후에도 잦은 클럽 교체를 시도한 최경주다. 하지만 플레이어스를 비롯해 이번 대회까지 우승을 이루면서 다음시즌에는 더 이상 교체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어 자신의 골프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최경주는 보고(See), 느끼고(Feel), 믿는다(Trust) 등 세 가지가 이어져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골프를 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본대로, 느낀대로 스윙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을 믿었다고 전했다. 최경주는 “경기 중 극도로 중압감이 오는 순간이 있는데 그간의 훈련에서 했던 것들이 잘 발휘됐다”고 털어놓았다.
올 시즌 미국 무대에서 고전한 점에 대해서는 "작년에 상금 랭킹 4위에 오른 것에 비해 못했을 뿐이다. 나보다 못한 선수들도 많기 때문에 올해 성적에 만족한다"라며 낙관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아울러 그는 훌륭한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뒷받침이 돼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최경주는 안개 때문에 경기가 순연되고 하루에 27홀을 돌아야 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우승을 일궈냈다. “3라운드 때 잔여 경기를 치르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났다.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 가니 밤 10시였다. PGA투어에서 13년간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것이 인내심밖에 없었다. 스스로 인내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인내를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선수생활하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받은 우승 상금을 모두 최경주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최경주는 "담배연기 없는 대회로 만든 이번 대회가 한국골프 문화 발전에 기여한 것에 만족한다. 내년에는 한 단계 더 발전된 대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