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계혼맥… ④한솔·새한그룹] 한솔가, 라이벌 무림과 사돈… 새한가, 동아·라이프 그룹과 사돈 관계

입력 2012-10-08 11:17 수정 2012-10-1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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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가 2세는 자유연애 통한 소박한 인연… 새한가 2세는 혼맥 화려

범삼성가의 한솔그룹과 새한그룹은 공통점을 지녔다.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된 뒤 사세확장을 통해 재계에서 꽤 위상을 드높였지만 외환위기 이후 사세가 하락한 것.

이후 한솔그룹은 절치부심해 사세를 다시 넓히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새한그룹은 범삼성가 중 유일하게 소멸한 그룹이 됐다.

한솔그룹은 삼성가의 큰 집과 어울리지 않게 비교적 소박한 혼맥을 구축했다.

특징적인 부분이라면 제지업계 라이벌인 무림그룹과 사돈관계를 맺은 점이다. 또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고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의 3녀인 안영주 씨와 결혼을 한 것 외에는 정·관·재계의 명망있는 집안과의 혼인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반해 지금은 없어진 새한그룹의 경우 삼성가 가운데에서 가장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동방그룹, 동아그룹, 서영주정, 전 라이프그룹 등 국내 굴지의 재계가문과 혼인을 맺었다.

하지만 삼성가에서 계열분리된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존속하지 못한 곳으로 쓸쓸한 말로를 겪고 있다.

<한솔그룹>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 현장경영
◇ 고 안영모 동화은행장과 깊은 인연= 한솔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인희 고문(84)은 삼성가의 가장 큰 어른이다. 당시 대부분의 혼인이 그랬던 것처럼 남편인 조운해 전 효석장학회 이사장과의 결혼도 양가 어른들의 합의로 이뤄졌다.

당시 두 사람의 혼인을 주도한 인물은 박준규 전 국회의장. 박 의장은 이 고문의 모친인 고 박두을 여사의 조카로 박두을 여사가 박 전 의장에게 이 고문의 혼사를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운해 전 이사장은 모교인 경북대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와 장인어른(고 이병철 삼성회장)이 만나 언약을 맺었고, 아버지는 내게 이 사실을 통보했다”며 “그 시절 아버지의 말씀은 거역할 수 없는 지상 명령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에 반해 한솔가 2세들은 비교적 자유연애를 통해 결혼했다. 장남인 조동혁 한솔그룹 명예회장은 고 이창래 서우통상 회장의 딸인 이정남 씨와 결혼했다. 이정남 씨의 오빠는 이용구 동아건설 회장으로 전 대림산업 부회장까지 지냈지만 전통적 재벌가문은 아니었다.

이에 반해 한솔그룹을 이끌고 있는 조동길 회장의 부인인 안영주 씨는 고 안영모 동화은행장의 셋째 딸이다. 안영주 씨의 큰 언니인 인숙 씨도 한솔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한솔제지를 이끌고 있는 선우영석(68) 부회장의 부인이다. 자매 둘이 모두 한솔그룹의 며느리가 된 셈이다.

조동길 회장은 올해 맏사위를 얻는 기쁨을 얻었다. 부인 안영주 씨와의 사이에서 나영(30), 성민(25) 등 1남1녀를 두고 있는 조 회장은 국내 최대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한상호 변호사의 장남인 경록(33)씨를 사위로 맞았다.

조 회장의 장녀 나영 씨는 미국 다트머스대학에서 예술을 전공했고 현재 홍라희 여사가 관장으로 있는 리움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신랑 경록 씨는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웰스파고은행에 다닌 뒤 작년부터 한국투자공사(KIC)에서 근무 중이다. 두 사람은 양가 친지의 소개로 만나 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가 장녀인 조옥형 씨는 권대규 HS창업투자 부사장과 결혼했다. 옥형 씨의 장녀 애영씨는 지난해 창작 뮤지컬 ‘웨딩 앤 캐쉬’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지업계 라이벌과도 사돈 맺어= 한솔가는 제지업계 라이벌인 무림그룹과도 사돈관계를 맺었다. 지난 2008년 11월 조동만 한솔아이글로브 회장 장녀인 은정씨는 이동윤 세하 회장 장남인 준석씨와 강원도 한솔오크밸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조동만 회장은 이인희 고문의 차남이자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형이다. 이동윤 회장은 이동욱 무림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이동욱 회장은 한솔가의 여식을 조카며느리로 맞이하게 된 것. 준석씨와 은정씨는 미국 브라운 대학 유학시절에 만나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준석 씨는 현재 세하의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재직 중이다.

준석씨와 은정씨는 미국 유학(브라운대학) 시절에 만나 사랑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준석씨는 미국에서 와튼스쿨 MBA과정을 졸업했다. 은정씨는 미국에서 중ㆍ고교와 대학을 마치고 외국계 회사의 한국지사에 근무하고 있다.

조동만 회장 부인인 이미성 씨는 고 이용학 전 한일전선 회장으로 한일전선은 지난 1988년 삼성전기로 합병된 뒤 소멸됐다. 고 이용학 회장은 전선업계 협회인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 전선사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유명하다.

<새한그룹>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
◇몰락한 삼성가, 혼맥은 가장 화려해= 새한그룹은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재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그룹이 공중분해된 뒤 새한그룹 오너일가들도 대외활동을 자제하면서 두문불출이다.

이후 새한그룹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 때는 지난 2010년. 새한가의 2남이 이재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의 자살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삼성 이건희 회장 일가에서 아무도 조문을 하지 않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후 2년간 세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새한그룹 일가는 이맹희 전 한국비료 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간의 세기의 상속소송이 벌어지면서 고 이재찬 씨 유가족이 이맹희 씨와 같은 편에 섰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2년전 고 이 회장의 장례식 당시의 서운함이 나타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범삼성가 가운데 가장 시련을 겪고 있는 새한그룹이 삼성가 중에서는 가장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새한그룹 고 이창희 회장과 이영자 씨는 장남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을 포함해 3남1녀의 자식을 뒀다. 이재관 전 부회장은 동방그룹 김용대 회장의 장녀인 희정(47) 씨와 결혼했다. 고 이재찬 씨도 동아그룹 최원석 회장의 여식인 선희(46)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3남 재원(47)씨는 김일우 서영주정 사장 딸인 지연(43)씨와 결혼했다. 막내 딸인 혜진(46)씨도 조명희(49) 전 라이프 조내벽 회장의 아들과 결혼했다.

◇동방그룹 통해 동국제강그룹과 인연= 새한그룹은 직계가족들로도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하지만 재계 유력가문들과 사돈을 맺은 덕에 국내 굴지의 철강기업과도 인연을 맺게 됐다.

맏며느리 김희정 씨의 여동생인 김유경(43)씨 남편은 장세희(45) 동국산업 부회장으로, 고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의 5남인 장상건(78) 씨의 아들이다.

장상건 씨는 지난 2000년 작고한 장상태 씨의 동생으로 고 장상태 씨의 아들이 장세주(60) 동국제강그룹 회장. 결국 이 전 부회장과 동국제강그룹은 결국 사돈관계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동국제강그룹의 총수 일가가 비교적 소박한 혼맥(장세주 회장 부인은 남희정 전 상명대 공예학과 교수, 장세욱 사장 부인 김남연 씨는 김흥기 전 산업은행 총재)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적인 정·관·재계와의 인연을 이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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