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추석직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다.
그동안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 레이스에서 약간 앞섰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이러다보니 양측 모두 단일화와 관련해 조급함을 낼 것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7일 발표한 차기대통령 지지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44.4%,)와 안 후보(48.1%)간 양자대결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안 후보가 앞섰고, 박(47.9%)-문(44.9%) 양자대결은 박 후보가 앞섰다.
야권 단일후보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42.9%)가 안 후보(38.4%)를 4.5%p 차로 제쳤다. 3자 대결은 박 후보가 40.5%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안 후보 28.7%, 문 후보 21.9% 순이었다.
이날 MBN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6일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발표에서도 안 후보(47.9%)가 박 후보(45.8%)를 오차범위 내인 2.1%p 차로 앞섰다. 박 후보(47.4%)는 문 후보(45.6%)와의 양자대결에서는 1.8%p 차로 앞섰다.
이렇게 3자간 오차 범위 내 초박빙의 혼전을 벌이다보니 현재 시점에서 야권 단일화를 논하기보다 각자 도생으로 지지율 끌어올리기가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양측 간 승부가 치열해질수록 단일화 논의는 늦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실장은 8일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에서는 문 후보가, 무당파에선 안 후보가 앞서는 경향이라 범야권 성향층에서 두 후보가 (지지율이) 팽팽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문재인 박근혜 안철수 그리고 선택’이라는 책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보다 3자구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 후보의 지지율이 상당히 오르거나 문 후보가 안 후보보다 지지율이 15%p 이상 오른다면 후보 단일화가 쉽게 될 수도 있다고 보지만,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한편 안 후보는 전날 서울 종로구 공평빌딩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현장목소리, 전문가 평가, 여론조사 등을 제시했다. 문 후보 역시 최근 상승세를 탄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개혁세력의 저변을 넓힌다는 차원에서도 안 후보와 힘을 합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