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도시 이야기’, ‘레미제라블’ 등 고전을 원작으로 충실하게 스토리에 반영한 작품은 많지만 ‘위키드’와 ‘인당수 사랑가’처럼 고전을 바탕으로 하되 신선한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품은 드물어 특히 주목할 만 하다.
전 세계를 초록 열풍에 휩싸이게 한 뮤지컬 ‘위키드’는 서양 고전의 대표주자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 스핀오프 버전이다. 올 해로 십 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고전 ‘춘향전’에 ‘심청전’을 더해 새롭게 만들어낸 이야기다.
‘위키드’는 도로시가 회오리 폭풍에 휘말려 오즈에 떨어지기 전 이야기를 풀어내고, ‘인당수 사랑가’는 춘향과 몽룡의 러브 스토리를 남원에서 인당수로 옮겨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즉, ‘위키드’가 잘 알려진 이야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이라면 ‘인당수 사랑가’는 두 고전의 얼개를 교차시켜 하나로 풀어냄으로써 낡은 이야기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재탄생 시킨 작품이다.
도로시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해준 양철나무꾼, 허수아비, 겁쟁이 사자의 탄생비화와 같이 원작에는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바로 ‘위키드’의 재미 포인트이고 춘향이의 아버지를 심봉사로 설정 성춘향이 아닌 심춘향으로 바꾸고 춘향과 몽룡의 사랑이 이뤄지는 공간을 남원이 아닌 인당수로 설정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이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의 재미 포인트인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에 악인으로 인식되어 왔던 변학도를 사랑에 충직한 매력적인 인물로 재탄생시키고, 봄 처녀들을 여장 남자 배우들로 설정하는 등 발상의 전환을 통해 극적인 재미를 더한다.
이렇듯 뮤지컬 ‘위키드’와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는 모두 기존에 인식해왔던 보편적인 이야기를 발칙하게 비틀면서 관객에게 더욱 신선하게 다가간다. “도로시가 이상한 나라 ‘오즈’에 떨어지기 전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하는 흥미로운 질문에 기발한 상상력으로 대답하며 철학적인 메시지를 풀어낸 뮤지컬 ‘위키드’, 그리고 “심봉사 딸 효녀 춘향, 사랑가를 부르며 인당수에 몸을 던진다”라는 도발적이고 과감한 상상력으로, 누구나 알고 있던 두 고전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
두 작품 모두 고전에 숨겨진 비밀을 새로운 이야기로 풀어내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관객은 작품을 보는 내내 아무도 생각지 못한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하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며 기존의 뮤지컬에선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2012년 상반뮤지컬 시장을 장악했던 서양고전 비틀기 ‘위키드’의 막이 내리고 우리 고전의 숨겨진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인당수 사랑가’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심봉사를 아끼는 효녀 심춘향은 과연 이몽룡과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그 해답을 확인할 수 있는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는 오는 11월 4일부터 대학로에 있는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