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감용 참치 1위인 사조그룹의 주진우 회장이 참치캔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 산하 사조산업과 사조오양은 각각 250억원을 투자해 총 참치 선망 선박 2척을 건조한다. 내년 말 인도되는 이 선박들은 1900t급으로 어군탐지기·소나(수중 음향 탐지 장치)·레이더 등 참치잡이에 필요한 최신 장비가 탑재된다. 국제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참치캔용 원어를 잡기 위한 주 회장의 통큰 투자다.
이번 투자로 사조산업은 기존 4척에서 올해 인도분 2척과 추가 투자분 1척을 포함해 선망 선박이 7척으로 늘어나게 된다. 사조그룹 전체적으로는 기존 7척에서 10척으로 규모가 커진다. 17척을 보유하고 있는 동원과도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참치 선망 선박은 참치캔의 원어인 가다랑어를 어획하기 위한 용도다.
선망 선박은 1척당 연간 7500~8000톤의 가다랑어를 어획할 수 있다. 이에 3척이 추가적으로 늘어나는 사조산업의 가다랑어 매출은 오는 2014년이 되면 30% 넘게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형 선박에는 기존 통조림용뿐 아니라 횟감용 참치를 겸용으로 냉동 보관할 수 있는 설비와 어군탐지기, 소나(음파 탐지기), 각종 레이더와 위성통신장비 등과 같은 최첨단장비를 탑재돼 어획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 회장이 선망 선박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게 된 것에는 국제 가다랑어 가격의 폭등세와 무관하지 않다. 2010년 9월 당 1250달러였던 참치캔용 가다랑어 가격은 지난해 9월 2050달러로, 올해 9월에는 235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남획 등의 여파로 참치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만큼 향후 참치캔용 가다랑어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참치 수요는 탄탄한 반면 공급 여력은 축소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주 회장은 자사 프리미엄 참치캔에 얇은 호일을 벗겨내는 방식인 이지필을 도입해 국제적으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마케팅 등 총 역량을 쏟아부어 참치캔 시장에서 점유율을 대폭 높인다는 것이 주 회장의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긴 불황이 주 회장을 횟감용 참치가 아닌 참치캔용 참치에 눈을 돌리게 한 것 같다”며 “공격적인 투자와 피시플레이션이 만나 그룹의 성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