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가장 빠르게 변화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2010년 7월 사령탑을 맡은 어윤대 회장은 ‘그룹변화혁신 TF’를 따로 구성해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영업점 업무 분리 제도를 개선하는 등 58개 과제를 바꿨다. 기업을 직접 경영한 경험이 없던 어 회장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투자자 90% 이상을 직접 찾아가 만난 얘기는 유명하다.
그동안 KB금융은 영업력 회복, ‘락스타(樂Star)’ 및 대기업 서비스 강화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 재무성과 개선을 이뤄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조선·건설 등 위험자산이 부실로 이어지면서 대규모 대손충당금이 적립됐고, 이 바람에 2010년중 분기 적자를 시현할 정도로 자산건전성 관리 능력이 약화됐다"며 "그러나 위험자산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에 힘입어 추가 충당금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면서 최근에는 오히려 타행보다 양호한 자산건전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 핵심 사업에 대한 사업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부문 사이의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해 종합금융체제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비은행 계열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비자생적 성장도 꾀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ING생명 인수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ING생명 인수에 대해 “비은행 부분이 보강돼 사업 포트폴리오가 개선될 수 있다”며 “자기 자본력이 가장 튼튼하기 때문에 비은행 부분을 더 보강할 여력과 여지가 있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KB금융의 자산은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키고 있다. 올 상반기 그룹 총자산(신탁자산과 AUM 포함, 각 계열사 자산 단순합계)은 369조300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 중 KB국민은행의 총자산은 287조8000억원이었다. 특히 은행영업의 근간을 이루는 원화대출금(사모사채 포함)은 187조9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조원(2.2%)이 늘었다.
최근 경기 침체로 주가는 약세를 보였지만, 증권가에서도 KB금융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호평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연이은 한국 국가 신용등급 상향은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일부 불식시킬 수 있어 리테일 중심의 KB금융에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당분간 미국의 3차 양적환화와 국가 신용등급 상향이 은행주에 대한 낙관적인 투자심리를 자극한다면 KB금융의 가치가 재평가되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구용욱 연구원도 “M&A를 통해 사업구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등 중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에 견조한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며 “은행업종에 긍정적인 요인이 발생했을 때 KB금융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다른 은행보다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