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규의 유쾌통쾌]돼지고기를 둘러싼 의문들

입력 2012-10-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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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가격이 급락 중이다. 뼈에 붙은 큰 고기덩어리 상태인 지육 도매 1kg의 가격은 지난달 28일 기준 2675원으로 폭락했다. 9월 첫째주 평균가격이 4212원이었으니깐 30% 가량 떨어진 셈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가장 비쌀 때인 6월 둘째주 8200원의 3분의 1 수준 밖에 안된다.

돼지값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자 양돈가 농민들의 주름은 더욱 깊이 패였다. 반면 소비자들은 가격하락의 혜택을 전혀 못보고 있다. 시중 음식점의 삼겹살 값은 거의 변동이 없다. 식당 주인들은 손님 대부분이 삼겹살을 찾기 때문에 지육 도매가하고는 차이가 있다는 말로 현 상황을 설명한다.

과연 그럴까?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떨어지면서 삼겹살 가격도 많이 하락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삼겹살 100g 가격은 지난달 넷째주에 1480원이었다. 1500원 이하로 떨어진 건 최근 몇 년만의 일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80원 비해 무려 27%나 떨어졌다.

실상이 이렇다면 누군가 돼지고기 가격의 폭락에도 부당(?) 이익을 보고 있다는 말이 된다. 산지에서 돼지를 판매하는 양돈가는 아니다. 그렇다면 중간 유통업자나 소매 음식점이 주범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간 유통업자는 삼겹살은 여전히 수요가 있어서 이처럼 큰 폭의 가격하락은 없다는 말로 해명하고 있다. 음식점 주인들은 유통업자로부터 받는 가격대로 마진을 붙여 팔기 때문에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항변한다. 여전히 삼겹살 100g에 7000~1만2000원으로 판매가는 거의 고정돼 있다.

이들은 대형마트의 가격차이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가격정보를 보면 소매용 삼겹살 가격은 소폭 하락에 그쳤다고 근거도 댄다. 실제로 지난 5일 소매용 삼겹살(냉장육·중품) 평균가격은 1㎏에 1만6378원으로, 1개월 전(1만 8231원)과 1년 전(1만 7726원)에 비해 각각 10.2%, 7.8% 떨어졌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양돈가는 사육마릿 수 증가로 더 이상의 가격 반등은 기대하지 못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가격하락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구제역 이후 사육 마릿수가 급감해 가격이 폭등해 ‘금겹살’로 불린 뒤 정부의 할당관세 정책으로 삼겹살 재고도 넘쳐난다. 이래저래 악재 투성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대책은 뭘까? 지난해 구제역 이후 정부는 돼지수급 예보제를 시행키로 했지만 아직 농식품부는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양돈가는 돼지 파동에 불안감이 넘쳐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음식점에 가도 여전히 예전 가격으로 먹어야 하는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

MB정권 내내 식품 가격관리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 치고는 참 실속 없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적극적인 조사로 지금 돼지고기 가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 아이러니를 정부는 해결해야한다. 아무리 정권말이라고 해도 누가 폭리를 취하고 있는지는 제대로 살펴봐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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