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 등 기업계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장려책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체크카드 수익률이 낮은데다 기업계 카드사들은 은행계 카드사와 달리 은행권 결제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계좌이용결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까지 져야 하기 때문이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장려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보다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반토막났다.
지난해 2분기 7189억원에 달했던 삼성카드의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올 들어 (2분기 기준) 4392억원으로 40% 가까이 줄었다. 주요 카드사들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50% 가까이 늘어난 반면 삼성카드는 나홀로 뒷걸음질 한 것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제휴를 맺었던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금융사들과 제휴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라며“향후 새 금융사들과 제휴를 맺고 체크카드 발급을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업계 카드인 현대카드는 지난해에 비해 체크카드 이용실적이 50% 넘게 성장했다. 하지만 카드사 몸집에 비해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올들어 체크카드 사용액(2분기)은 227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73억원 늘렸지만 업계내 3,4위를 다투는 경쟁사인 삼성카드의 절반 정도이다.
게다가 고객들이 주로 소액결제에 체크카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선 역마진 부담을 안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체크카드 매출의 50%가 1만원 미만의 소액결제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1만원 미만 결제는 남는 게 없는 장사”라고 설명했다.
함정식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센터장은 “6000원 미만 결제시 카드사에게 돌아가는 수익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업계 카드사들의 무리한 체크카드 확대는 수익성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 구조다.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의 경우 체크카드를 확대할 경우 결국 은행고객 유치 효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금융그룹 차원에서 볼 경우 윈윈하는 경우다”며 “하지만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매력이 없을 수 밖에 없지만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장려정책으로 눈치를 보는 중 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국민카드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지난 2분기 현재 8조 28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성장했고, 신한카드는 6조46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