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상승 재료를 찾지 못한 채 박스권의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수주와 실적 모멘텀을 겸비한 피팅주들이 불황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피팅주 대표 3인방 중 하나인 성광벤드는 지난 7월 18000원대이던 주가가 10월 2만7000원대로 오르며 3개월간 42.74% 상승했다. 태광과 하이록코리아도 지난 3개월간 주가가 각각 18.06%, 26.2% 상승했다. 성광벤드는 지난 8일, 하이록코리아는 9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박스권 장세에서 피팅주들이 고공행진 하고 있는 이유는 글로벌 경기 위축에도 고유가 및 에너지 관련 투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팅은 석유나 가스의 운송에 사용되는 배관자재로 배관의 방향을 바꾸거나 관의 크기를 변경할 때 쓰이는 관 이음새다. 하반기 조선사들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물량 발주가 본격화되면서 각종 플랜트용 피팅류를 생산·공급하고 있는 이들 기업의 수주 및 실적 모멘텀이 부각되고 있는 것.
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광벤드와 태광은 신공장 증설 이후 늘어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수주 및 매출 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두 회사 모두 해양플랜트용 피팅 발주 본격화로 수혜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피팅업체의 양호한 주가흐름이 독과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하석원 연구원은 “설비증설이 이어짐에 따라 높은 외형성장 및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며 “기존사업인 정유화학에 더해 발전, 담수,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사업이 추가되고 있는데다 신규 수주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 연구원은 “성광벤드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한 996억원, 영업이익은 148%나 증가한 198억원으로 분기사상 최고치 수준이 될 것”이라며 “태광 역시 전년보다 매출액은 47.9% 증가한 905억원, 영업이익은 0.7% 증가한 137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 연구원은 이어 “하이록코리아도 3분기 매출액은 전년보다 20.4% 증가한 425억원, 영업이익은 33.3% 증가한 91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신규 수주는 410억원으로 지난 상반기보다 저조하지만 3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