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 깨졌어요. 이제 뭐해야 하죠?” 한 아이돌 그룹 매니저의 탄식이다. 활동 4개월 남짓한 기간의 적자누적이 10억 원이 된 것이다. 10억 적자는 이미 가요계에서 예삿일이 됐다.
음반유통사 CJ E&M과 음반 판매량 집계 차트인 가온차트에 따르면 2012년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동안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30팀이 넘는다. 빅스, 피에스타, 스피카, 비투비, 엑소케이 등 신인 아이돌 그룹은 5명을 기본으로 6명, 7명, 8명까지 멤버수도 늘려가는 추세다. 경쟁이 치열해진만큼 성공에 대한 부담과 요구되는 투자자본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 많은 아이돌 그룹이 데뷔부터 싱글 앨범 한 장을 낼 때까지 소요되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5명의 멤버가 1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후 2개월 동안 활동을 했다는 가정 하에 소요되는 비용을 가요 제작 관계자들의 입을 빌어 산출해 봤다.

데뷔 후에는 홍보비와 간접비가 있다. 홍보비란 신문, 방송 등 미디어 출연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으로 데뷔 한 달 전부터 활동 2개월, 총 3개월 동안 사용되는 비용으로 통상 진행비로도 칭하는데 이 금액이 약 5000만 원 정도다. 마지막으로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무대 세트, 홍보 인력 등에 필요한 비용인 간접비로도 2개월 활동 기간 동안 5000만 원 가량을 사용한다.

지속적인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성공했을 때 창출할수 있는 경제가치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삼성 경제연구소는 2012년 2월 발표한 ‘K팝의 성공 요인과 기업의 활용전략’을 통해 “수십억 원을 들여 키운 아이돌 그룹이 해외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이룰 경우 연간 1조원의 매출도 가능하다”고 평가 했다. 그러나 한 해 쏟아져 나오는 수 십 개 팀 가운데 연간 1조원 매출을 이룰 아이돌이 몇 팀이나 될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