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폐하겠다”...코스닥 매력 없어 떠나는 상장사들

입력 2012-10-1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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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좋은데도 주가는 지지부진...경영 자율성 확보로 의사결정 신속함 확보

코스닥 상장사들이 스스로 시장을 떠나고 있다. 그것도 올들어 하반기에만 4곳이 자발적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는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증시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지만 증시에서 자금조달 필요성이 거의 없어 비(非)상장사로 되돌아가려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일 넥스콘테크놀러지는 임시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로 코스닥시장 상장폐지안을 가결하고 한국거래소에 자진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넥스콘테크 외에도 웨스테이트를 시작으로 코원에너지, 티브로드 한빛방송, 티브로드 도봉강북방송 등도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자발적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한 근본적인 이유는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증시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시장에서 실적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주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며 “실적이 양호한데도 주가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소액주주들의 눈치까지 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태광 계열 티브로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 가운데 티브로드한빛방송은 지난 1분기 매출 378억원에 영업이익 134억원을 냈지만 하루 거래량은 수백 주에 불과했고 주가 역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자금조달에 대한 매력도 없기 때문에 코스닥 시장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다. 서울 팔래스호텔의 운영회사인 웨스테이트가 자진해서 상장폐지를 결정한 이유는 상장에 따른 이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간 웨스테이트는 유상증자 등 상장사의 지위를 이용한 자금조달 실적이 없다.

또한 경영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티브로드 측은 "코스닥시장에서 유상증자 등의 방법을 통해 자본을 조달한 실적이 없어 주권을 상장한 실익이 없었다"며 "비상장 회사로 전환해 경영활동의 유연성과 의사결정의 신속함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모투자펀드(PEF)나 외국계 투자자가 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증시를 떠나는 경우도 많다.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HK저축은행이나 한앤파트너스가 인수한 코웰이홀딩스 등이 PEF 뜻에 따라 증시를 떠난 사례다.

넥스콘테크도 현 경영진이 일본 PEF인 유니슨캐피털과 손을 잡으면서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에스디 씨디네트웍스 아이레보 등은 외국계에 인수되면서 시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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