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남자 요실금, 숨기지 말고 뇌졸증·당뇨병 의심하세요”

입력 2012-10-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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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실금으로 고민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과거 여성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남성 환자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사회활동을 많이 하는 남성들에게 요실금은 걱정스러운 병일 뿐만 아니라 우울증까지 유발시킨다. 요실금 증세에 대해 쉽게 고민을 털어놓지 못해 대인기피증이 생기게 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남성들의 요실금 증상은 뇌졸증, 당뇨병 등이 의심될 수 있는 신호이기 때문에 무조건으로 숨기는 것보다 적극적인 치료,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 요실금 증세 男 평균나이 67세…우울증·대인기피 겪기도

요실금 증세를 겪는 남성의 평균나이는 67세로 다수의 환자들은 전립선비대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실금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으면서 ‘절박성요실금’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준철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는 남성 환자 200명 중 35명(17.2%)에서 특징적으로 절박성 요실금 증세를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이 과민성 방광으로 예민해져 소변을 자주 보러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소변을 참지 못하며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소변이 흘러나오는 증상이다.

환자 대다수는 60세 이상 노인으로 전립선비대증환자 200명의 평균 나이는 65세, 환자 연령대는 50대 34.5%(69명), 60대 34%(68명), 70대 22.5%(45명), 80대 이상 9%(1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요실금 증세를 가진 남성환자 35명의 평균나이는 67세였다.

요실금을 겪고 있는 남성 환자들의 더 큰 문제는 우울증 등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받는다는 점이다. 남들이 알게 될까 걱정스러워 스스로 움츠러들 뿐만 아니라 특히 사회생활을 하는 장년층 남성의 경우 대인관계기피 증세가 생기기도 한다.

여성 요실금이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요도 주위의 방광을 받쳐주는 근육이나 인대가 불안정해지거나 손상돼 주로 발생하는 반면 남성은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 수술 후에 발생하는 등 전립선 질환과 관련이 깊다.

조사에서처럼 전립선 비대증이 특히 문제인데 남성에게는 방광 바로 아래 요도를 감싸는 전립선이 있고 바로 밑에 요도괄약근이 위치하고 있다.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선이 커져 요도를 압박하는 증상이 전립선비대증이다.

김준철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남성에게 요실금이 생기는 이유는 전립선이 커지면서 전립선 바로 위에 있는 방광출구가 닫혀서 막히면(폐색) 방광 근육 및 점막에 기능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이에 따라 방광이 극도로 예민해져 소변 조절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변이 배출되지 못해 방광에 가득 차면서 소변을 보고 싶어도 마음대로 보지 못하는 증상과 함께 소변을 자주 보고 때로는 참지 못하고 실수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전립선암 수술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전립선과 함께 전립선이 둘러싸고 있는 요도를 함께 제거하면서 괄약근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요실금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 요실금 증세, 뇌졸중-척추신경계 이상-당뇨병 의심해봐야

남성이 요실금 증세를 겪을 경우 다른 질환이 있는지 검사해볼 필요가 있다. 남성 요실금을 방치하면 삶의 질을 심하게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요로감염의 원인이 되고 방광 기능이 손상되면 다시 회복하기가 어렵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신장에도 손상을 입힐 수 있다.

김준철 교수는 “남성에서 요실금이 발생하면 전립선비대증을 우선 의심해볼 수 있지만 이외에도 방광 자체의 질환, 뇌졸중 등 중추신경 질환, 척수손상 및 질환 등 척수 신경계의 이상, 당뇨병 등도 의심하고 확인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개 노인들은 비뇨기 질환을 주변에게 말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자식이나 배우자 등 가족들이 고령 어르신들의 소변 증세를 꼼꼼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잔년층 남성 중에 조금이라도 요실금 증세가 나타나면 초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진단은 문진, 신체검사, 소변검사, 요속 및 잔뇨량 측정, 전립선 크기 측정, 전립선 암에 대한 혈액 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증세가 심하지 않은 초기치료는 약물치료가 선호되나 약물에 효과가 없거나 방광에 소변이 괴어 있지만 나오지 못하는 경우, 혈뇨가 동반되는 등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한다.

예방도 철저히 해야 한다. 평소 자극적인 음식과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 쌀쌀한 날씨와 지나친 음주는 소변 양을 늘릴 뿐만 아니라 배뇨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자극성이 강한 차나 커피도 가능하면 피해야 하며 자기 전에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면 야뇨증상이 심해지므로 저녁 7시 이후에는 수분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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