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특허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 담당자들이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BBC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산하 방송통신 관련 표준화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국제 공개 특허회의를 처음으로 개최했다.
ITU는 회의를 마친 후 미국과 유럽의 규제기관 담당자들이 프랜드 원칙의 한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특허회의에 참가한 담당자들은 특허를 자신의 권리를 방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일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행태를 지적하며 특허기술 제공의 의미를 보다 더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TU는 이번 회의를 통해 경쟁사의 제품 판매를 금지시키기 위해 표준 필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행위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별도의 회의체를 구성해 앞으로 1년 동안 ‘합리적(reasonable)’인 수준에서 특허기술 제공을 하기로 국제적인 합의에 대한 이슈를 다룰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필수 표준으로 등록된 특허기술과 프랜드(FRAND) 원칙에 대한 재평가에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프랜드 원칙은 통신업체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 꼭 필요한 표준특허를 합리적, 비차별적으로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마둔 뚜레 ITU 사무총장은 회의 개막 연설에서 “표준과 특허 시스템은 둘 다 혁신을 촉진하려는 것이지만 둘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고 가끔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며 “요즘 전 세계적으로 표준 필수 특허와 관련된 소송이 증가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노키아·삼성전자 등 세계 유수의 정보통신 회사와 미국 연방무역위원회(FTC)·한국공정거래위원회·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의 규제기관과 각국 특허공무원 및 학자 등 140명이 참석했다.
ITU는 이틀간 ‘통신 표준화 기구’ 실무그룹 회의를 가진 뒤 향후 회의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