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수밭’ 모옌, 중국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종합)

입력 2012-10-11 20:56 수정 2012-10-11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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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는 처음으로 중국에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11일(현지시간) 농촌 사람들의 삶을 그려온 중국의 작가 모옌을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환상적인 리얼리즘을 민간 구전 문학과 역사, 그리고 동 시대와 융합시켰다”고 그를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모옌은 1955년 산둥성 가오미현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문화대혁명기인 1966년 11세의 나이에 학업을 접고 농촌에서 8년간 일했다. 18살이 된 1973년부터 4년 동안은 면화 공장 노동자로 지냈고 1976년에는 21세의 나이로 군에 끌려갔다.

그의 유년기와 청년기는 이처럼 순탄치 못했지만 이는 향후 중국 민중의 삶에서 착안한 작품 세계를 이루는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는 평가다.

군에서 전역한 그는 26세인 1981년 문학잡지 ‘롄지(蓮池)’에 소설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를 발표하면서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의 출세작은 1986년 발표한 ‘붉은 수수밭’이다. 이 작품은 나귀 한 마리 값에 양조장 주인에게 신부로 팔려가는 빈농 딸의 운명을 그린 소설이다. 이 작품은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장이머우 감독에 의해 1988년 영화로 제작,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원작자인 모옌의 명성도 중국 안팎에서 크게 높아졌다.

모옌의 작품은 중국에서 뿌리 찾기 문학으로 평가된다. 많은 그의 작품은 고향인 가오미현의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 환상적 사실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은 모옌의 작품은 근현대 중국 민중의 삶을 그리면서도 개별적 인물의 삶에서 근원적 보편성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옌은 비록 군 출신이기는 하지만 사회 비판적 성향의 작품도 적지 않게 썼다. 2009년에는 중국의 산아 제한 정책 속에서 강제 낙태 수술을 해야만 했던 산부인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다룬 소설 ‘개구리’를 발표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소설은 그에게 중국의 대표적 문학상인 ‘모순(茅盾) 문학상’을 지난해 안겼다.

지난 2006년에는 일본 후쿠오카시가 주는 ‘후쿠오카 아시아 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그는 수상 소감에서 “문학은 정치보다 위대하다”며 국경이나 체제의 차이를 뛰어넘는 가치관을 나타내기 위해 분투하는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현재 모옌은 고향인 산둥성으로 돌아와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력한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자로는 모옌과 함께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국 가수 밥 딜런이 주목을 끌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1786년 구스타프 3세가 스웨덴어와 스웨덴 문학을 강화하자는 주문에 의해 설립됐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부터 수여해왔다.

지난해 수상자는 스웨덴의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였다. 은유의 거장으로 불리는 그는 데뷔작 ‘17편의 시’ 이후 15권의 시집을 펴냈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800만크로네(약 13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노벨상 상금은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1000만크로네(약 17억원)였으나 올해는 금융위기 여파로 액수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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