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물건, 속고 샀다

전병헌 의원 “롯데·신라·워커힐, 환율변동 때 담합 의혹”

인천공항에 자리잡은 롯데·신라·워커힐면세점 간 가격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환율 변동시 마다 암암리에 입을 맞췄던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11일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관광공사 측은 롯데와 신라에 ‘공동행위 중단 통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하며 적용환율 변경을 단독시행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공문을 살펴보면 “환율 변동에 따른 기준환율의 조정을 통한 토산품의 가격 결정 시 귀 사와 유선 상으로 의견을 교환한 사례가 있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음을 인식”했다고 적혀있다. 환율 적용 이외의 가격정책에 있어서 인천공항 면세점 3사가 전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며 공동행위를 해왔던 것을 사실상 자백한 행위라는게 정 의원의 지적이다.

면세점의 경우 달러 표기된 상품 가격이 하루 전 환율(매도율)을 적용하는데 이는 면세점 내에서 진행되는 할인행사, VIP카드 마일리지제도 등에 영향을 미쳐 동일한 상품이라도 어느 면세점이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 측은 “2008년 에어스타 론칭 이후 관행적으로 해왔으며 위법인지 몰랐다”며 잘못된 것을 인지하고 않고 있었다고 정 의원은 지적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달 신라·워커힐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들이 온라인 몰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의 결제한도를 기존 50%에서 롯데면세점의 수준인 30%로 일괄 인하한 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2011년 인천공항 내 면세점 3사의 총매출은 1조6985억원으로 이 막대한 매출에서 담합으로 인한 구체적인 부당이득이 얼마인지 등은 공정위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미 가격에 대한 사전 의견조율을 통한 부당한 공동행위가 사실상 5년간 지속돼 왔다는 것만으로도 공정거래법 위반이며 특히 관광공사는 국가 공기업으로써 위상을 봤을 때 더더욱 부도덕한 행위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