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에 대한 경고음은 전체 아웃도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백화점에서부터 켜졌다.
12일 국내 A 백화점의 올 8월까지의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 순위에 따르면 1위는 노스페이스가 차지했고, 코오롱 스포츠가 2위, 블랙야크 3위, K2, 콜롬비아 순이다. 이 백화점에서 지난해 한번도 3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K2가 블랙야크에 3위를 뺏긴 것이다.
이같은 순위 변화는 매출 신장률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코오롱 스포츠가 26%로 가장 높았고, 컬럼이바 22%, 노스페이스 20%, 블랙야크 17% 등 두자릿 수를 기록하는 동안 K2는 신장률이 2%에 그쳤다. 지난해 전체 매출 기준으로만 33%의 성장률을 보였던 것에 비하면 최근 몇 년간 최악의 수준이다.
순위 변동은 이미 상반기에도 예고됐다.
롯데백화점의 올 상반기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별 매출구성비를 보면 노스페이스와 코오롱스포츠가 각각 18.2%와 19.0%를 기록하며 1,2위 싸움을 이어가며 큰 변화가 없었지만, K2와 블랙야크의 판매비율이 지난해 3%에서 1%로 줄어드는 등 블랙야크의 거센 공세에 K2의 부진은 계속됐다.
최근 몇 년간 아웃도어 3위 자리에서 한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K2의 이같은 부진은 경영상의 문제가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 대표가 국내 공장을 해외로 이전시키고 생산공장 직원들을 정리해고시키겠다는 발표로 노사간의 갈등이 촉발되면서 앞으로 치고나가야 할 때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것이다.
아웃도어 업계 한 관계자는 “K2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노스페이스 처럼 공장을 해외로 이전시키려는 판단은 나쁘지 않았지만 시기와 방법상의 문제를 고려치 않은 실수로 생각된다”며 “이런 악재가 성장세에 악영향을 미쳐다”고 분석했다.
브랜드 간 역량 집중도 도마에 올랐다. 그동안 마케팅력을 집중시키지 못했던 ‘아이더’를 키우기 위해 상대적으로 ‘K2’에 소홀하자 주력 브랜드이 매출이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