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고위 수뇌부들이 베트남에 집결한다. 지난 3일 일본 출장길에 올랐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1일 오후 베트남으로 이동, 현지 휴대전화 제조공장과 현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건희 회장은 이후 중국으로 이동, 중국 내 현지상황을 점검하고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이번 아시아 지역 출장일정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속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국가와 삼성그룹간의 사업협력논의 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그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이번 출장에는 베트남과 중국 등 현지사정에 밝은 이재용 사장이 보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사장은 이 회장의 베트남·중국 출장일정 가운데 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사장의 경영보폭 확대는 올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의미있는 내용은 지난 달 리카싱 청콩그룹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만남을 주선했던 것으로 꼽힌다.
당시 만남에서 리카싱 회장과 이건희 회장은 휴대전화와 통신장비, 건설, 플랜트, 엔지니어링 등 다방면에 걸쳐 논의했다. 이 만남이 이뤄지기 전까지 이재용 사장이 수 차례 홍콩을 방문, 리카싱 회장을 만나 양측 최고 경영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주도한 것.
이번 추석연휴에서도 이 사장은 북미지역 사업장을 점검하면서 세계 최고부호인 카를로스 슬림 텔맥스텔레콤 회장과 만나 양측간 사업협력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이 사장은 리커창 상무 부총리(6월), 왕치산 부총리(8월) 등 차기 중국정부 실세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삼성의 중국사업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이재용 사장은 지난 7월에도 윤부근 CE담당 사장, 신종균 IM담당 사장, 등 핵심경영진과 함께 베트남 현지에서 제조전략회의를 열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삼성전기, 삼성SDI, 제일모직 등 9개 제조 관련 계열사 국내외 생산 법인장들이 모두 참석, 그룹 제조계열사 전반적으로 이 사장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과 중국 시장의 특성상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장의 행보는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재계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해외시장 공략에 이 사장이 전면에 나서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그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등 외부환경이 좋지 않지만, 이 사장의 경영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국가 출장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는 이건희 회장이 어떤 구상을 하면서 들어올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