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한방씩 먹였다

입력 2012-10-1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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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삼성 칩 설계 전문가 영입… 삼성, 애플 안방서 판매금지 풀려

도무지 화해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삼성과 애플이 서로에게 한방씩을 먹였다.

삼성은 애플을 겨냥한 맞춤형 제품을 내놓고, 미국서 판매금지도 풀렸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칩 설계 전문가를 영입하며 부품 독자행보를 시작했다.

12일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삼성전자에서 칩 디자인을 담당했던 짐 머가드를 채용했다. 머가드는 반도체 칩 전문기업인 AMD에서 16년간 노트북 등 PC에 들어가는 고성능 AMD칩 개발을 주도한 실력자다. 올해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바로 애플로 이직하며 애플의 칩 설계를 책임지게 됐다.

애플이 머가드를 영입한 데는 삼성과의 특허전쟁 이후 부품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특허전쟁이 격화되면서 애플은 주요 부품 거래선을 삼성에서 다른 업체들로 옮기고 있다.

낸드플래시와 모바일D램 비중을 줄이는 걸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모바일AP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곧 국내에 출시될 아이폰5에 들어간 AP는 애플이 설계하고 삼성에는 제조만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초기 아이폰에는 삼성이 설계하고 만든 AP를 써왔던 것에서 점차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바일AP 수준을 PC만큼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칩 전문가 영입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애플이 인재를 빼갔다면 삼성은 애플 안방에서 벌어지는 특허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한방 먹였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11일(현지시간) ‘갤럭시 넥서스’의 미국 내 판매 금지를 명령했던 원심을 뒤집고, 이를 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항소법원은 “갤럭시 넥서스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 피해를 줬다는 증거가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지방법원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도 항소법원은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판매금지를 뒤집은 바 있다. 애플이 안방에서 삼성 제품을 사라지게 하려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간담회를 열고 4인치 화면의 갤럭시S3 미니도 공개했다. 갤럭시S3 미니는 삼성전자가 4인치 크기의 아이폰5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맞춤형 모델이다. 4.8인치인 갤럭시S3와 5.5인치의 갤럭시노트2를 크다고 느끼는 이용자들이 아이폰을 선호하는 것을 막기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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