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도쿄대의 한 연구원이 꾸민 희대의 사기극으로 발칵 뒤집혔다.
일본에서 하루 1000만부를 발행하는 138년 전통의 요미우리신문은 대형 오보를 냈고, 그동안 일본이 줄기세포 분야에서 쌓아온 성과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기극의 발단은 모리구치 히사시 도쿄대 연구원은 자신이 속한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심근 세포를 만들어 중증의 심부전증 환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요미우리신문에 제보하면서부터였다. 신문은 이를 지난 11일자(현지시간) 조간에 대서특필했다.
이는 황우석 박사가 인간의 난자에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냈다고 주장했던 것보다 몇 단계 앞선 놀라운 성과였다.
하지만 기사가 보도된 뒤 하버드대 등이 이를 부인했고 진위 논란이 확산되자 모리구치 연구원은 기자 회견을 열어 자신의 제보가 거짓말이었다고 인정했다.
뉴욕에 머물고 있는 모리구치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요미우리신문에 자신이 제보한 6건의 iPS 심근 세포 이식 수술 가운데 5건은 거짓이었다고 시인했다.
그는 6건 가운데 5건은 “앞으로 수술할 예정이었다”고 말을 바꾼 뒤 “그러나 한 건의 수술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한 건에 대해서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수술) 승인은 받았으나 실제 수술은 보스턴 시내의 별도 장소에서 했다”고 횡설수설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은 모리구치의 말을 즉시 부인했다.
모리구치의 거짓말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그의 경력이나 연구실적 대부분이 허위였고, 현재 도쿄대 병원의 연구원이지만 의사가 아닌 간호사 자격만 갖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모리구치의 말만 믿고 그의 연구 성과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자성하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13일 모리구치와 관련된 기사가 오보라며 사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