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타 인터뷰] 김구라 “착한 척 할 수 없어. 자연스럽게 할 것”

입력 2012-10-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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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주눅 들어 있으면 더 혼날 것. 긴장감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방송 할 생각”

김구라 방송복귀 한 달. 그가 복귀작으로 택한 tvN ‘택시’는 한층 진정성이 강조됐고, ‘화성인 바이러스’는 활기를 띠었다. 팬들은 어떤 프로그램보다 김구라의 존재감이 강렬했던 MBC ‘라디오 스타’ 복귀를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복귀 후 만난 김구라는 살이 좀 빠진 모습이었지만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노련한 표정이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다소의 긴장감이다. 방송에 있어서 대체 불가한 캐릭터인 만큼 그의 복귀를 반기는 이가 적지 않았지만 모든 면에서 그는 새롭다.

“큰 잘못을 해서 엄마가 나가라고 하면 일단 나가야 되잖아요. 나갔다가 들어오면 들어오자마자 평소처럼 할 수는 없어요. 시간이 지나고 엄마가 밥 먹으라고 할 때는 열심히 먹어야 해요. 주눅 들어 있으면 더 혼나요. 그런 생각을 하면 저 역시 자연스럽게 하는 게 좋아요. 어떻게 할까 고민할까 고민하지 말고 최대한 자연스럽게…긴장하면 긴장하는 대로, 그 역시 자연스러운 게 좋죠.”

예기치 않은 잡음으로 방송을 하차한 여타 방송인들 가운데 비교적 복귀가 빨랐던 그는 짧은 시간이나마 충분히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방송 하차 전 워낙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활동해왔기 때문에 가쁘게 몰아쉬던 숨을 고를 수 있는 기회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뛸 시간이다.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겪은 방송인이 아니기 때문에 나에게 일은 더 소중했지요. 다행히 불러주는 데가 많아서 5~6년 동안 바쁘게 지내다보니 그 소중함을 잃었던 것 같아요. 쉬면서 한 발짝 물러서서 나 자신과 예능프로그램을 조금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어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복귀하니 가족과 팬, 주위 사람들도 참 좋아하고, 저도 너무 좋더라고요. 복귀 프로그램이 ‘택시’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포맷이어서 부담이 덜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내 이야기도 간간히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요즘은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방송하고 있어요.”

▲사진=연합뉴스 제공
대중이 김구라에게 바라는 것은 속 시원한 독설일지 모른다. 독설이야 말로 김구라를 방송인으로 세운 원동력이자 오직 그 만이 가진 무기다. 그런 그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착한 방송인이 된다면 그 또한 반가운 일은 아닐 것이다. 향후 그가 어떤 방향으로 방송을 이끌어 갈지가 가장 궁금한 일이다.

“그렇다고 갑자기 착해질 수는 없잖아요. 쉬는 동안 생각해보니 예전에 제가 했던 것은 그냥 막말이었어요. 물론 사람들이 직접 하지 못하는 질문, 함부로 할 수 없는 말을 하면서 저라는 방송인의 캐릭터가 구축된 것은 맞지만 이제는 솔직하되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현재의 예능 트렌드의 변화 필요성도 느끼고 왔어요. 스타의 신변잡기식 토크는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진정성을 담보로 한 이야기, 가치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MC가 되고자 합니다.”

‘택시’ ‘화성인 바이러스’ 등 그를 필요로 하는 케이블 채널 복귀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됐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아쉬운 점은 달라진 김구라를 볼 수 있는 지상파 무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라디오 스타’의 경우 김구라의 자리가 크다. 그만큼 게스트를 예리하게 관찰하고 정확하게 관통하는 이가 없다는데 이의가 없을 만큼 ‘라디오 스타’는 김구라와 닮아 있는 프로그램이다.

“강호동은 1년이나 자숙했는데 김구라는 왜 이렇게 빨리 나오냐는 말이 있더라고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서두르려고 하지 않습니다. 많은 이들이 ‘라디오 스타’에는 언제 복귀하냐고 묻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답은 ‘대중이 원할 때’ 밖에 없죠. 저와 마찬가지로 ‘라디오 스타’도 대중을 위해 존재하는 매체기 때문에 그들이 원할 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기회가 오면 마다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문제가 불거져 출연중이던 방송에서 하차한 후 그는 이틀 만에 트레이닝센터에 나가 운동을 했다.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움츠리고만 있는 것은 가장으로서 도리도 아니거니와 그의 성격과도 맞지 않는다.

“일은 벌어졌기 때문에 내가 중심을 잡아야지요. 꾸준히 운동하고, 사람들 연락 오면 만나서 술도 한 잔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나눔의 집 봉사도 가고, 집에서 책 작업도 하고, 주말에는 쉬고…그렇게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것이 김구라다. 잘못을 인정하되 주눅 들지 않고, 지난 일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그의 행보는 그의 독설만큼이나 거침없다. 이젠 그 행보에 진정성을 탑재했으니 걸음마다 대중의 뇌리에 깊게 각인될 그의 발자국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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