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뛰어넘은 F1 성공 … 재계“아뿔싸”

입력 2012-10-1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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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성공적으로 폐막됐다. 그동안 자동차업계는 물론 재계의 관심 밖에 머물렀던 이번 대회는 총 16만여명이 다녀가며 향후 성공을 예고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물론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면서 재계 역시 F1 코리아 그랑프리에 뒤늦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4일 전남 영암에서 막을 내린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2012 포뮬러원(이하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그동안의 불신을 걷어내는데 성공했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행사로 꼽히는 경기였지만 한국에서만은 사정이 달랐다. 갖가지 인프라 부족과 경기운영 미숙 등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세 번째로 치러진 이번 경기는 이전과 다른 양상이었다. 13일 예선에 이어 14일 결승이 치러지는 동안 총 16만4000여명의 관람객이 영암 F1 서킷을 찾았다. 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결선 레이스가 열린 14일에는 8만6000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정치권의 관심도 이어졌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김황식 국무총리는 한국전 1위를 차지한 독일 ‘레드불’팀의 세바스챤 페텔 선수에게 직접 우승 트로피를 시상했다. 최근 ‘강남스타일’로 전세계적인 이목을 받고 있는 가수 싸이는 1위 선수가 최종 랩을 통과하는 순간, 우승자에게 ‘경기종료’를 알리는 ‘체커’깃발을 직접 흔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예상밖의 성황에 재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동안 관심밖에 머물러있던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앞서 열린 두 번의 행사와 달리 성공적인 이벤트로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LG전자가 F1과 관련해 가장 적극인 행보를 이어왔다. LG는 이번 경기의 공식 후원사로 참가했다. 단순히 국내 마케팅을 벗어나 전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에 메인 후원사를 자처했다.

전세계로 전파되는 TV 생중계 방송을 통해 랩타임(트랙을 일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 때마다 LG로고가 노출됐다. 대회가 열리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 경기장 곳곳에 LG로고도 눈에 띄었다.

경기장에 제품 체험관을 마련하고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등 자사의 주력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국내 기업 최초로 2009년 처음 F1 글로벌파트너로 참가해 4년째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매년 6억명 이상이 관람·시청하는 행사를 통해 “연간 수천만달러 이상의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분석이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표정관리 중이다. 관심을 안뒀던 모터스포츠 열기가 예상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지만 그동안 모터스포츠는 국내 자동차 회사에게 관심밖이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공식적으로 F1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현대차 산하 자동차산업 연구소의 박홍재 전무는 “세계적으로 친환경 그리고 연비좋은 자동차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 F1에 뛰어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사정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모터스포츠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회사측은 2000년대초까지 WRC(월드 랠리 챔피온십)에 참여해오다 저조한 성적으로 포기했었다. 그러나 최근 벨로스터를 바탕으로한 WRC 레이싱 모델을 선보이는 등 다시금 모터스포츠에 관심을 두고 있다.

14일 영암 F1 서킷에서 만난 기아차 관계자는 “F1 경기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는 모터스포츠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검토가 이뤄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F1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측의 공식적인 입장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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