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위에 계란을 부딪히는 식의 ‘캔 두 정신(can do spirit)’이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생전에 자주 언급했던 “임자 해보기는 했어?”식의 도전정신을 생각하면 비슷하다. 어떤 난관이라도 돌파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나는 주변의 이야기에도 항상 귀를 기울였다. 무시란 없었다. 맨땅에서 헤딩으로 성공한 나의 방식이 영원히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감도 중요하지만 내가 언제나 최선일 수는 없으니까.
내가 언젠가 건설회사를 인수하려 했을 때 모두 좋은 소리만 했다. ‘악수’라는 점을 얘기할 때도 늘 긍정적으로 포장해서 내게 전했다. 난 오히려 화를 냈다. “내게 직언을 해라. 그래야만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 나는 늘 마음을 열어두는 사람이다.”
그러자 이곳 저곳에서 솔직한 얘기를 꺼냈다. 이들의 말을 잘 새겨듣고 심사숙고한 끝에 인수를 포기했다. 후일 당시를 회상해보니 옳은 결정이었다.
이후에 나는 건설적 충돌을 조장하는 문화를 계속 만들어 갔다. 정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정답을 말하지 않는 분위기를 타파하고자 노력했다.
한번은 회의중에 내 의견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왔다. 나는 “음, 좋은 의견이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른 부분이 많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애초에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추진했다.
그러자 다음 회의 때 부터 반대의견 혹은 직언이 나오지 않았다. 내 생각과 다른 생각, 다른 코드의 구성원들을 내 사람으로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나는 그 즉시 직언과 반대의견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변화에 반영했다.
그러자 곳곳에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회사는 점점 커나갔다.
나는 기업 내 다양성 존중을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였다. 내가 다소 불도저식의 리더였기 때문에 장고(長考)형 조언자를 옆에 뒀다. 그들과 함께 상호보완하며, 다양성을 존중했다. 한류와 난류가 만나야 황금어장이 형성되고, 그밥에 그나물의 초록은 동색 채제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신화가 무너진 것은 그와 같은 스타일의 저돌적 불도저 인들로 구성된 단일화 체제를 만들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지 않나.
나는 샐러리맨 신화다. 신화는 계속된다.
/도움주신 분: 김성회 CEO리더십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