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를 둘러싼 샅바싸움이 치열하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민주당 입당, 당 정치혁신위원회 공동구성 등을 연일 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모두 거부의사를 밝혔다.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으로 일격을 가한 문 후보 측은 하루 빨리 단일화 논의의 장으로 안 후보를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지만, 장외에서 지지층 결집과 표확장을 노리는 안 후보는 당분간 ‘마이웨이’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야권 후보단일화 논의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두 후보의 기싸움은 다음달 25일 후보등록일 직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문 후보는 오는 18일경 ‘새로운 정치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정치·정당개혁과 반부패를 기치로 한 정치쇄신 프로그램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조국 서울대 교수가 제안한 ‘정치혁신위 공동구성→공동 정강정책 확립→세력관계 조율’을 골자로 한 3단계 후보단일화 방안의 첫 단계 작업이다. 하지만 안 후보 측에선 불참을 통보, 반쪽짜리 기구로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문 후보는 지난 14일 안 후보 측에 정치위를 공동 구성, 조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고 위원을 반반 동수로 추천하자고 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여러 번 말했는데 진짜 중요한 목표가 뭔지 잘 헤아렸으면 좋겠다”고 거절했다. 문 후보 측은 “언제까지 안 후보를 기다릴 수는 없다. 우선은 안 후보의 긍정적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앞서 13일엔 “안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와 경쟁해서 단일화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면서 입당을 공식 요구했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입당을 고민하는 이유가 공정성 문제라면 문 후보가 가진 모든 기득권을 버릴 용의가 있다는 말”이라며 선대위 해체와 후보직 포기 후 재경선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문 후보의 연이은 제안들을 단일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사실상의 ‘꼼수’라고 일축하며, 단일화 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안 후보 캠프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은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은 단일화론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는 당리당략적”이라며 “단일화만 하면 무조건 이긴다는 것도 굉장히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단일화라는 것도 정확한 용어라고 보기 어렵다. 연합이라든가 연대 관점에서 해야 한다”고 언급,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거듭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