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알카 배너지 S&P 다우존스인덱스 부회장 "기업 사회공헌은 지속가능 경영 위한 장기적 투자"

입력 2012-10-1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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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 활동이 직접적으로 기업의 재무성과에 도움이 되냐고요? 당연히 아니죠”

알카 배너지 S&P 다우존스 인덱스 부회장이 내뱉은 첫 마디는 순간 귀를 의심하게 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는 인물의 입에서 나온 말이 맞나 의문이 들었을 정도다. 순간 놀라 그를 쳐다봤지만 얼굴은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이내 이러한 기자의 시선을 의식한 듯 배너지 부회장은 말을 천천히 이어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분명히 긍정적입니다. 사회공헌활동이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이는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수용성을 높이게 되고 기업과의 협력관계도 강화시키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그 기업이 유리한 조건에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죠”

지난 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 만난 배너지 부회장은 누구보다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이 지속가능 경영에 도움이 준다고 믿는 인물이었다.

▲알카 베너지 S&P 다우존스 인덱스 부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지속가능 경영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선행이 아니다”= 배너지 부회장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CSR)이 단지 누군가에게 돈을 주는 봉사활동이나 선행으로 풀이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CSR이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근본적 목적과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의 전략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

배너지 부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은 단지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어떻게, 왜 하는지를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좋은 의도에서 하지만 기업이 생각치도 못한 반대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따라서 어떤 목적으로, 누구를 위해 하는지 사회공헌 활동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의 설명대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지 선행으로 치부하기에는 장기적 기업 역량 강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 소비자들의 해당 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제품에 대한 수용성까지 점차 높아져 기업의 매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해당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늘어 더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와 기업 역량까지 높아지고 있다.

배너지 부회장은 “젊은이들이 사회공헌 활동이 있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한다는 조사 결과가 많이 있다”면서 “제품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지는 장점도 있겠지만 다음 세대까지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 활동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한국 기업들은 매출의 0.12%를 사회공헌분야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배너지 부회장은 “굉장히 흥미로운 점은 많은 한국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지수에 편입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라며 “이는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기업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반영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급증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그룹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노력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삼성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물론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끊임없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너지 부회장은 “삼성은 자신들의 지속가능 경영 활동에 대해서 정보를 공개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투자와 다양한 이해관계자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경영 위해서는 투명성이 필수=배너지 부회장은 사회공헌 활동 외에도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투명성을 꼽았다. 투명성 없이는 아무리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친다고 해도 ‘모래 위에 세운 누각’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업의 투명성이 경제민주화를 강화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보더라도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신뢰성이 없고 투명성이 낮은 기업들의 활동들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 기업들의 재벌 경영이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데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는 투명성만 보장된다면 문제될 것 없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배너지 부회장은 “재벌 경영은 굉장히 전통적으로 경영하는 방식 중 하나고 한국 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다양한 대기업들에 존재하고 있다”면서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으로 투명성이 결여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적으로 어떠한 거래관계들이 이뤄지고 있는지 공급망들과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지, 어떤 지속가능 경영활동들을 해나가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배너지 부회장은 최근 한국 사회 내에서 재벌이나 CEO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 관해서는 기업 최고위층의 책임이 크다고 피력했다.

그는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지속가능경영은 장기 투자에 의해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 의해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특히 임원 및 경영진의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배너지 부회장은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를 막기 위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차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는 기업들의 모럴 해저드까지도 잡아 낼 수 있음 좋겠지만 의도적이든 아니든 기업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왜곡되거나 숨겨져 있다면 그런 부분들을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노력하는 부분도 그 갭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의 다양한 경영패턴들 속에서 위기가 있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 정보를 추적하고 이런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굉장히 주의깊게 이런 패턴을 확인하고 있고 기업들이 어떻게 이 패턴에 따라 대처, 행동하는 지는 매우 중요한 정보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도적인 것들까지도 막을 수 없다”면서 “지속가능경영지수 위원회에서 이러한 모럴 해저드 기업을 찾아내지 못했다면 추후에 이를 발견할 수 있도록 (평가항목, 방법 등을) 재디자인하는 경우들이 시스템적으로 갖춰져 있다”고 답했다.

배너지 회장은 결국 투명한 경영을 통해 기업들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지속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고 그 운신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녀는 “전 세계 1000대 기업의 매출을 합할 경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GDP의 73%를 차지할 정도로 기업의 역할은 상당하다”면서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세계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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