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15일 “기업은 생산성 향상에만 투자하기보다 이제 노동자와 사람의 안전에 투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랑구 면목동 녹색병원에서 삼성반도체에서 6년간 일하고 뇌종양 발병으로 수술을 받은 뒤 장애 1급 판정을 받고 재활 치료 중인 한혜경(35) 씨를 만난 후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한씨와 그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대책 공동대책위원회인 ‘반올림’ 관계자로부터 산업재해와 관련된 의견을 들었다.
한씨의 어머니 김시녀씨는 안 후보에게 “딸이 삼성에 가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내가 왜 이래야 하느냐고 말한다”며 “삼성이 세계적 기업이고 대기업이라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또 “근로복지공단에 가서 산재 인정을 해달라고 무릎 꿇고 사정했다”며 “정부에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안 후보는 “국가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게 가장 큰 책임이고 경제산업 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국격”이라며 “같이 극복하고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인권단체 ‘반올림’이 법원에 제출하려는 탄원서에 서명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면담이 끝난 후 안 후보는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가 정말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것보다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나라가 품격 있는 나라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기업도 생산성 향상에만 투자하기보다는 이제 노동자와 사람의 안전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씨 어머님 말씀을 들으면서 노동자가 직업병의 입증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생각해보면 큰 병에 걸린 분이 어떻게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그것을 증명해내겠느냐”며 “근로복지공단에서 앞으로는 직업현장, 산업현장과 직업병 간의 그런 관련성이 없다는 입증을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