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닥공골프’LPGA서도 통할까

입력 2012-10-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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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체력·자기관리가 성공열쇠… ‘골프천재’도 평범한 선수 전락할 수 있어

▲지난 7월 열린 KB금융 배 여자아마추어골프대회에 출전한 김효주. 공격적인 골프가 프로무대에서도 통할지 관심사다.
주니어 신분으로 한국과 일본 프로골프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차세대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는 김효주(17·대원외고). 이달 19일부터 사흘간 인천 영종도 스카이72GC(파72·6364야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 외환 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을 통해 프로무대 정식 데뷔전을 치른다.

올 시즌 한국골프계 최고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김효주에 있어 이번 대회는 단순한 프로데뷔전이 아니다. 박세리(35·KDB금융그룹)와 신지애(24·미래에셋)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에이스로서 성장 가능성을 점치는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그만큼 골프팬들의 기대와 관심은 남다르다. 아직 고교 2학년에 불과한 그에게 이처럼 엄청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강력한 드라이버샷과 공격적인 플레이가 장기인 그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과 일본 프로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선수다.

올해 열린 아마추어 대회를 거의 싹쓸이했고, KLPGA투어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2위와 9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롯데챔피언십 공동 12위, 에비앙 마스터스 공동 4위 등 전 세계 프로대회에서 높은 기량을 검증받았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대담함과 악착같은 승부근성까지 지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목표도 거창하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 후 인터뷰에서 “LPGA 명예의 전당 입성이 목표”라고 밝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김효주가 프로무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스타플레이어들의 격전장인 프로대회와 아마추어대회는 환경적으로 많이 다르다.

우선 프로데뷔 첫 우승이 급선무다. 첫 승이 늦어질 경우 심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상향평준화된 국내 여자프로선수들의 기량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003년 송보배(26·정관장), 2004년 박희영(25·하나금융그룹), 최나연(25·SK텔레콤) 등 아마추어 신분으로 프로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많았지만 그것이 성공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상금에 대한 압박감도 크다. 올 시즌 KLPGA투어의 대회별 총상금은 최소 4억원, 최대 12억원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퍼팅 한 번에 수억원이 오간다. 상금 없이 상위권 입상 및 가산점 획득에 의미가 있는 아마추어대회와는 차원이 다르다. 갤러리와 호흡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구름관중이 몰릴 경우 각종 소음에 의한 방해요소들이 많다. 경험이 부족한 신인선수들은 한순간에 흔들리며 리듬감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갤러리와 함께 소통하며 분위기를 자기 쪽으로 돌려놓는 기술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스폰서에 대한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프로선수들은 메인스폰서와 골프용품, 의류 등 3개 업체 이상의 스폰서와 계약한다. 메인스폰서 이외에도 다수의 기업과 서브스폰서 계약을 맺는 선수도 있다. 스폰서가 많을수록 돈과 명예는 축적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체력관리는 변수다. 올 시즌 KLPGA투어는 LPGA투어 하나 외환 챔피언십과 한일 대항전을 포함해 총 22개가 열린다. 그러나 골프 시즌인 4월부터 11월에 집중돼 있어 장마철 휴식기를 제외하면 거의 매주 열리는 셈이다.

또 1~2라운드에 끝나는 아마추어대회와 달리 3~4라운드를 소화해야 한다. 이동일과 연습라운드, 프로암, 본대회를 포함하면 주중에 쉴 수 있는 날은 거의 없다. 종반전으로 갈수록 체력싸움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나친 관심과 기대도 부담이다. 많은 미디어로부터 인터뷰 및 촬영 요청이 쇄도하고, 스폰서의 각종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훈련 및 사적인 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자기관리가 관건이다.

슬럼프 극복도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지난 2010년 육민관중 3학년 때부터 3년간 대표선수로 활동하는 등 실패를 모르고 성장한 만큼 외부 충격과 스트레스로 인한 슬럼프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닥공’ 스타일의 플레이가 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약 260야드를 날릴 만큼 장타자지만 지나치게 공격일변도의 골프를 추구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열린 KLPGA투어 한국여자오픈과 LIG 손해보험 클래식에서는 잦은 퍼팅 실수로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골프천재’로 불리던 주니어 유망주가 프로무대에 데뷔한 경우는 많았지만 프로의 높은 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김효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10년부터 2년간 대표팀 감독으로서 김효주를 지도했던 한현희 프로는 “아직 기술적으로 부족함이 많다. 프로대회 우승은 했지만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효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변의 기대만큼 부담감도 많이 느끼고 있다. 아직은 배운다는 자세로 성실하게 경기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프로 데뷔 전부터 뜨거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김효주. 오는 19일부터 시작하는 하나 외환 챔피언십에서 그의 숨은 진가가 발휘될지 기대만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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