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장에서 자회사 합병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들어간 상장사가 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삼강은 5일 경영효율성 제고를 위해 자회사인 롯데햄을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 발표전 58만원대였던 롯데삼강의 주가는 15일 종가기준으로 65만원을 기록하며 합병 발표 이후 10.73% 상승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에서 제과·음료·주류 사업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맡고 나머지 식품 사업은 롯데삼강에 몰아주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이 수립돼 롯데삼강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J그룹의 계열사인 CJ대한통운과 CJ GLS의 합병 소식도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25일 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CJ GLS와의 합병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합병방식은 상장사인 CJ대한통운이 CJ GLS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합병검토 발표 후 CJ대한통운의 주가는 15일 종가기준으로 10만7500원을 기록하며 13.52% 상승했다.
KTB투자증권 오진원 연구원은 “CJ GLS는 자산이 없는 대신 정보통신(IT) 인프라에 강점을 가진 물류회사이고 대한통운은 자산형 물류회사로 5년간 3000억원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크로스파이어’를 주력게임으로 하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는 12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네오위즈인터넷을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의 크로스파이어 재계약 리스크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네오위즈게임즈의 주가는 15일 합병에 대한 시너지 기대감으로 모처럼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자회사에 대한 합병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달 24일 STX그룹은 상장사인 STX메탈이 비상장사인 STX중공업을 흡수합병 한다고 발표했다. 합병발표 직후인 지난달 28일 STX의 주가는 10.17%(6500원)상승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보다 재무건전성 이슈가 더욱 부각됐기 때문이다.
모나미 역시 지난 5일 자회사인 원메이트를 합병한다고 밝힌 후 8일 주가가 14.87%(6490원) 상승했지만 시너지 기대감이 크지 않아 곧바로 하락세로 반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는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나기 때문에 일단 합병을 한다는 것이 확실해지면 그때부터 상승하게 된다”며 “그러나 장기적인 주가는 합병 후에 재무구조가 얼마나 튼실해졌나, 혹은 매출이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에 대한 평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