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업계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기름 살 돈이 없어 휴업하는 주유소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 간 휴업 신청을 한 주유소가 436개로 집계돼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14개꼴로 주유소 운영이 중단됐다는 얘기다.
휴업 주유소 수는 2000년대 들어 월 200개 안팎을 유지하다 시장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재작년부터 300개 이상으로 부쩍 늘었다.
올해의 경우 지난 3월을 제외하고 매월 400개를 넘기면서 8월까지 월평균 417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업계 최대 불황이라던 작년 같은 기간 373개에 비해 11.7%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휴업 규모를 주유소 경영난의 심각성을 측정하는 잣대로 인식한다.
기름을 사들일 자금조차 없는 업주가 한시적이나마 위기를 벗어나고자 택하는 것이 휴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깊게 보면 폐업조차 힘겨운 업주들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탈출구 성격이 강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폐업도 철거와 주유탱크 정화비용 등으로 약 1억5천만원이 들기 때문에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휴업은 이마저도 감당이 안 돼 아예 손을 놓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과포화 상태인 주유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주유소의 생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앞으로 수년간 휴업 주유소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한편 8월 현재 영업 중인 국내 주유소 수는 총 1만2천830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보다 22개, 올 1월에 비해서는 76개 각각 감소한 것이다. 김정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