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정재욱 동양증권 FICC 사업부문장 "채권 토털서비스 상품준비…중소·중견기업에 문 열겠다"

입력 2012-10-1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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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금 기초자산 상품 안정적…원금보장 여부는 꼭 확인해야

동양증권은 ‘채권 명가’로 유명하다. 그리고 정재욱(47) 동양증권 상무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채권 딜러다. 동양과 정 상무는 지난 7월1일 만났다. 동양증권 FICC(Fixed Income·Currency·Commodity)부문을 이끌고 있는 정 상무는 “동양증권은 밖에서 볼 때도 그랬고, 안에서 봐도 명불허전”이라며 “특히 개인과 소규모 법인 영업을 잘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옛 명성을 이어서 현물채권 잘한다는 얘기뿐 아니라 수요자가 원하는 상품을 가장 잘 제공한다는 얘기를 듣겠다”는 각오다.

정 상무는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외국인 채권투자자들을 위한 현지법인을 만들고 있지만 대부분 단순 판매만 하는 정도”라며 한 걸음 더 나아간 동양의 ‘토탈 서비스(total service)’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국내 국고채나 회사채를 구입하려 한다면 외환 거래(foreign exchange)가 반드시 발생하게 되고, 통화 스왑(swap)도 합칠 수 있다”며 “이런 것들을 같이 묶어서 제공하는 것이 바로 토탈 서비스이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정 상무는 이를 위해 80여명의 FICC부문을 7개 팀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10월1일자로 신설된 FICC 스트럭처링(structuring)팀은 이름 그대로, 헤지(hedge)·금리 선물(futures)·이자율 스왑(swap)·파워스프레드(power spread)·상품(commodity) 선물 ·CDS(credit default swap)·FX 스팟(spot) 등 다양한 상품을 설계하는 일을 맡는다. 정 상무는 “방향성과 함께 이자율·외환·상품·신용(credit)을 모두 합친 상품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욱 동양증권 상무는 "투자자는 당연히 안전하면서도 금리까지 높은 상품을 원한다. 동양증권 FICC부문은 안전과 수익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인권 기자 bink7119@
아직 국내 FICC 시장은 은행이 커버하는 범위가 더 넓고 트레이딩 인력도 많다. 그러나 정 상무는 은행과 비교했을 때 증권사가 갖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고객들이 뭘 원하는지 재빨리 잡아내서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은 증권사만의 큰 자산”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금리가 바닥에 근접했다고 생각하는 경우, 기업들은 FX 옵션보다 고정금리를 더 원하는 반면 투자자들은 변동금리를 사고 싶어한다”며 “이 중간에서 동양증권이 기업에는 고정금리, 투자자들에게는 변동금리를 주는 상품을 설계해 매칭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원/엔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경우 일본과 거래하는 기업에 환헤지 익스포저(exposure)를 제공하면, 환율을 기초로 한 금리 상품으로 바꾸면서 리스크(risk)가 작아진다”며 “결국 조달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욱 상무는 외국계 IB에 몸담고 있을 때 안타까웠던 부분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몇몇 대기업이나 규모가 큰 공기업에게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려 있었지만 정작 금융 전문가의 도움이 더욱 절실한 중소·중견기업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

그는 “지금도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점이 더욱 안타깝다”며 “앞으로 동양증권 FICC부문은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상무는 “수출입기업이 원자재와 FX를 묶은 상품을 이용하면 원자재 및 외환 가격의 변동 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며 “이런 투자상품들이야말로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고 결국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을 주는, 금융의 본질적 역할에 충실한 서비스”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정 상무는 파생시장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로 채권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채권시장 역시 주식시장처럼 호황과 불황(up-down cycle)이 있다”고 말했다.

‘성공한 딜러’로 꼽히는 정재욱 상무지만,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에서 12년간 매일 수익을 분석했을 때 플러스(+) 수익을 낸 경우는 55%에 그쳤고 45%는 손실을 봤을 정도다. 그는 “때문에 손익관리, 포지션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새로 트레이딩을 시작하는 친구들에게도 항상 이 부분을 강조한다”고. “마이너스일 때도 언젠가는 플러스로 돌아선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그러나 마이너스가 치명적인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관리할 수 있는, 예상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주가연계증권(ELS)은 상대적으로 친숙하다고 여기지만 나머지 상품은 더 멀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이자율·외환 등 FICC 상품은 원금보장이 되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이면서도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 저금리시대에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이라고 추천했다.

또 “0.01% 차이도 무시하지 말고 bp단위를 크게 생각해야 한다”며 “혹시 상품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당신을 위해 답을 준비하고 있는 판매 직원에게 물어보면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이 아직 많지는 않지만 금리나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다만 원금보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는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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